나와 세계는 동시에 출현하였다.
내가 처음으로 의식되었다는 것은 세계가 의식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나 아닌 것을 통하여 자각된다.
不守自性隨緣成(불수자성수연성- 연기 - 나라고 할 특정한 것이 없고, 인연 따라 이루어진다)
나의 출현으로 최초의 분별이 시작된 것이다.
육체의 출생이 우리의 출생이 아니라 분별의 출생이 우리의 출생이다.
분별이 일어난 것이지 생(生)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
어떤 독자적인 개체가 生한 것이 아니라 분별이 일어난 것이다.
나의 탄생과 죽음은 나를 의식할 때부터 시작된다.
나와 세계는 분리된 적이 없다.
생사는 관념이다.
한 생각이 일어남이 生이요,한 생각이 사라짐이 死이다.
생각과 생각이 이어진 것이 윤회다.
생사가 벌어지는 이 자리(공)는 불생불멸이다.
생멸하는 마음(색, 분별)과 진여의 마음(공, 무분별)은 한마음으로 되어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현상적으로 벌어지는 꿈의 생멸은 막을 수 없지만, 생사가 벌어지는 이 자리는 본래 열반의 자리이다.
오매, 생사, 동정, 몽각은 공의 자리에서 보면 원래 하나이다.
오매일여, 생사일여, 동정일여, 몽각일여.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분별하여 나누어 보는 것이다.
태어나는 것은 아침에 잠깨는 것과 다를바 없다.
죽는다는 것은 잠들어서 나와 세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줄 아는 것(공)은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