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아 고마워0

18-10-19 원정 811
아마도 한 두 달 전의 일인 것 같다.

밤 늦게(새벽에?) 술에 취하여 퇴근을 하였는데, 보정엄마가 내게 부탁하였다.
"세탁기 돌릴테니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빨래 좀 널어줘요. 구겨지지 않게..."
"알았어요."

그런데 나는 출근하기 전에 빨래를 널지 못했다.
술독으로 출근도 간신히 하였고, 빨래를 넌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그날 저녁 보정엄마가 내게 말했다.
"빨래 너는 것 잊어버렸지요? 퇴근 후 빨래를 널지 않았다고 혼자서 한 소리 했더니 보정이가 그럽디다. '엄마! 아버지에게 빨래 널지 않았다고 목소리 높이지 마세요. 아버지가 술에 취하셔서 빨래 너는 것을 잊으셨나 봅니다. 저에게 말하듯이 부드럽게 말하세요. 보정 아버지, 다음부터는 잊지 마세요. 이렇게...' 어른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말합디다. 아들은 크면서 아빠편을 든다더니 ... 벌써 아빠편을 드네요."
"당신이 보정이에게는 부드럽게 말하고, 내게는 날을 세워 말하는가 보다.^^ 당신 반성해요.^^"

그 날 보정엄마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함께 웃었다.

항상 엄마 편을 드는 보정인데...
하하하.
보정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