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억을 조작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군.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기억과 관련이 있다니......
결국 기억조차도 물리적인 작용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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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명과학부 뇌인지과학과 강봉균 교수팀
(서울=연합뉴스) 이주연 기자 = 뇌 신경세포의 연결부위인 시냅스(synapse) 수준에서 기억의 저장·유지·재구성 과정을 규명하는 연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뇌인지과학과 강봉균 교수팀의 논문이 세계적 권위를 지닌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고 5일 밝혔다.
우리가 경험한 내용은 저장, 유지, 회상의 재구성 과정을 거쳐 기억되는데 이 중에서도 '장기기억'은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을 통해 시냅스의 구조가 경화(硬化, consolidation)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억에 정보가 추가되거나 수정될 때도 당연히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이뤄진다.
연구팀은 바다 달팽이의 일종인 '군소'를 이용한 실험으로 이런 재경화(再硬化) 과정의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모두 동일한 시냅스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또한 통증 경험의 기억으로 모든 감각이 민감해져 반복적으로 재경화될 때도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봉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특정 기억을 유지하거나 지우는데 응용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생기는 정신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증이 각인돼 민감해진 기억은 단백질 합성 저해제로 지울 수 있을뿐 아니라, 단백질 분해 억제제와 단백질 합성 저해제를 함께 써서 사라지지 않도록 조절할 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견해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억을 저장할 때 동반되는 시냅스 경화과정의 조절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WCU(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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