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바라본 세상

필터와 감각기관3

06-09-18 나나 1,385

전깃줄에 앉아 있는 새는 감전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새가 익룡인 프테라노돈처럼 굉장히 커서 두발이 서로 다른 전깃줄을 잡고 있다면 새는 감전된다. 하지만 프테라노돈처럼 큰 새도 만일 두 발을 한 줄에 같이 잡고 있으면 감전되지 않는다.

이유는 수식 c = fλ에서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c는 빛의 속도, f는 주파수, λ는 파장이다. 즉, 보통 전깃줄에 흐르는 전압의 주파수는 60Hz(유럽은 50Hz를 사용함)이며 이때 이 수식으로 계산된 60Hz 전압의 파장(λ)은 5*10^6 m이다. 즉 전압이 최소가 되는 점과 최대가 되는 최소 거리는 파장의 1/4에 해당하므로 이 거리는 1.25*10^6 m이다. (한번 사인곡선을 그려보면 쉽다.)

그래서 만약 아주 큰 새가 있어서 동일한 전깃줄을 λ/4 간격으로 잡고 있다면 두 지점의 전압은 항상 최대가 되어 이 새는 항상 죽는다. 하지만, 이 새가 λ/2 간격으로 발을 벌려서 동일한 전깃줄을 잡고 있다면 이 두 지점의 전압은 항상 같아서 이 새는 항상 살아있을 수 있다.

만약 새가 한 쪽 전선을 1 m 간격으로 잡고 있다면, 60Hz의 주파수인 전선의 경우 두 지점사이의 전압 차이는 거의 없다. 이는 앞에서 계산한 파장에 비해서 1m의 간격이 너무 짧기 때문에 1m 간격의 전압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경우 새는 항상 살아있다. 그러나 만약 새의 두발이 다른 전깃줄을 각각 잡고 있으면 이 새는 죽는다. 이 두 선의 전압의 위상이 항상 같을 수도 없고, 또한 3선식의 경우 각 전선의 전압은 그 위상이 120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새는 감전되어 죽는다. 

더불어, 만약 새의 두 발이 동일한 전깃줄을 잡고 있고 또한 피복이 벗겨져 있는 두 부분들을 잡고 있어도 새는 전혀 죽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두 부분의 전압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새의 두발 사이의 저항이 구리 전선의 저항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류가 전선을 따라서 흐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회로(circuit)가 구성되어야 전류가 흐르며, 또한 전류의 양은 저항의 크기에 따라서 정해지기 때문에 저항이 작은 쪽으로 대부분의 전류가 흘러간다. 이때 전류는 마치 관을 흘러가는 물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이와 비슷하게 전자회로에 사용되는 전압의 파장이 계속 짧아지면 이전에 없던 많은 문제들이 새롭게 생긴다. 즉, 소자의 길이가 파장과 비슷한 크기가 되면 이전에 일어나지 않던 파동의 반사 및 공진현상이 새롭게 발생한다.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 등의 회로를 더 작게 만들지 못하게 하는 나쁜 특성이다. 

하지만 이 현상은 새로운 소자인 초고주파(통칭 RF)소자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핵심원리이다. 이 현상이 없으면 공진을 이용하는 안테나도 그 작용을 할 수 없다. 즉, 이런 현상이 없으면, 안테나를 통해서 들어온 특정 주파수의 신호를 걸러내는 필터(여파기)도 만들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들이 사용하는 통신기기들도 만들 수 없게 된다.

이 필터라는 것은 모래와 돌을 걸러내는 채와 비슷하게 특정의 주파수의 신호만 통과시키거나 통과시키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우리 인간의 감각기관도 역시 이 필터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특정영역의 정보만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즉, 눈은 가시광 영역의 전자기파만 인식하는 필터이며, 코는 특정분자를 냄새로 분별하며, 귀는 가청 주파수의 소리만을 걸러내는 필터이다.

예전에 본인은 모든 주파수의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상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마 이런 능력을 가졌다면 인간은 아마 이것으로부터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유용한 판단을 하기 위한 정보가 필요한데 너무 많은 정보가 동시에 입력이 된다면 이 때문에 아무 정보도 이용할 수 없는 혼란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동작하는 감각기관을 포함한 필터는 이와 같이 제한을 통해서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 06-09-18 원정
    고압선을 한 선만 잡고 허공에 떠있으면 죽지 않나 보지요?
    그렇다고 해도 무서워서 고압선을 잡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 06-09-20 나나
    글을 수정을 하고 싶은데 안되네요. 글을 수정할 수 있게 좀 해주세요
  • 06-09-21 원정
    수정하신 글을 댓글로 다시 올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좋은 방법이라고 권유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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