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바라본 세상

가시나무와 가시2

06-09-11 나나 1,766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가시나무의 가시를 보게 되었다.

그 날따라 저에게는 가시가 특이하게 보였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가시나무를 자주 보았다.

그래서, 가시나무의 가시의 역할에 대해서 한번 생각했다. 아마도, 가시나무의 가시들은 동물들(다람쥐, 새 등)이 가시나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했다. 또한 아마도 가시나무의 잎은 다른 나무의 잎보다 먹기 좋고 맛이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문에 더욱 동물들이 가시나무의 잎을 좋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초등학교 때는 여름방학 숙제로 마른 아카시아 잎을 가져오는 것이 숙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빨간색의 열매를 보았다. 열매가 너무나 빨간색이여서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다. 그런데 또 다시 '열매는 왜 이렇게 주위의 배경색들과 분명하게 구별되는 원색이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것은 또 다시 ‘왜 씨의 겉에는 과육이 있지?’라는 다른 생각을 만들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열매의 과육과  원색은 모두 나무들이 씨를 더 멀리 전파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열매의 과육은 씨를 운반하는 동물들에게 지불하는 비용이고, 색깔과 향기는 동물들이 더 잘 발견해달라는 나무의 유인 수단인 것 이다.

그 외에 풀과 나무는 열매을 맺기 위해서 꽃을 피운다. 이들은 꽃 속에 꿀을 넣어두고 나비, 벌 등이 이 꿀을 먹을 때 꽃가루를 묻히는 방법으로 교배를 한다. 과육 안의 씨와 달리, 특히 풀의 씨는 대부분 색깔을 지니지고 있지 않다. 일부 풀의 경우 열매(예, 딸기)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나무의 열매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 이다. 하지만, 동물에 의해서 주로 운반되는 나무의 씨와 달리, 풀의 씨는 주로 바람 등에 의해서 퍼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나무 열매의 색깔이 원색이라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 했다.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니 나무에 대한 내용이 였다. 결론은 나무들은 화학전쟁을 한다는 것이다. 즉, 벌레가 나무의 잎을 갉아먹을 때 이 나무 잎에서는 특별한 향기, 즉 화학물질이 발산되는데 이 향기는 잎을 갉아 먹고 있는 벌레를 잡아먹는 천적관계에 있는 새나 벌레들이 좋아하는 향기이라고 말했다. 이 향기가 나면 이 천적들이 이 나무로 와서 이 벌레들을 잡아먹는다는 내용이다.

또한 소나무의 경우, 그 밑에는 풀이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소풍 때 아이들은 주로 소나무 밑에서 앉아서 놀게 된다. 그 이유는 나무나 풀의 잎에는 다른 식물들의 씨가 잘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한 화학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 잎들이 떨어져 있으면 다른 식물의 씨들은 잘 발아하지 못 하게 한다.
이것은 풀에게도 적용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넓은 평지에서 주로 한 종류의 풀들만이 군락을 이루어 자란다고 했다.

이와 같이 풀과 나무들의  화학전쟁을 겪으면서 이들은 다양한  목적의 화학물질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화학물질들은 자연스럽게 질병을 고치고 곤충을 쫓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인간들은 이런 식물들의 노력 덕분에 자연에서 좋은 약 성분을 가진 약초(또는 허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그 예로, 나무에서 배출되는 피톤치드는 인간이나 동물이 삼림욕을 통해서 흡수하며 이때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이 이루어진다. 이 피톤치드는 식물이 오랜 기간동안 나쁜 미생물과 세균(병원균), 해충, 곰팡이로 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화학물질이다. 따라서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세균의 번식이 더욱 활성화되면 나무는 세균의 번식을 저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피톤치드를 만들어 배출한다.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에 도달하자 ‘과연 식물들도 생각을 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동물의 경우 순간순간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하기 위한 특별한 부위에 머리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식물의 경우는 이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동물과 같이 특별한 부위에 머리를 가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식물들 자신이 정확히 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참 신비롭다. 나무들은 어떻게 이 동물들이 색깔을 구별하는지 알았으며(일반적으로 사자, 돼지 등의 동물들은 색깔을 구별 못한다. 하지만, 새들은 인간보다 더 넓은 범위의 색깔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동물들이 어떤 맛의 과육을 좋아하는지를 어떻게 알았으며 가시나무 잎을 먹으려는 동물들이 싫어하는 그 크기의 가시를 어떻게 계산하여 만들 수 있었으며 벌과 나비가 어떻게 색깔을 구별하는지 알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이것들은 일반적으로 진화(또는 자연선택)에 의해서 설명될 것 이다. 일반인들이 아는 수준에서 진화라는 것은 경쟁에 의한 자연선택, 즉 유전적인 변이 확률에 의해서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확률이란 좋은 쪽도 나쁜 쪽에 대한 선호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니 자연의 그 수고로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 06-09-12 바람
    식물속에서 이루어지는 신호체계,정보체계가운데서 생산되어지는 작은 입자나 파동들이 그들 나름대의 생각(?)이라고 봅니다.
    생각을 정보,신호,에너지 전달물질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동물보다는 식물이 더 원형에(스스로 자존하는 세계로서) 가깝다. 이렇게 봅니다.
  • 06-09-11 원정
    저도 김성일님의 글에 동감합니다.
    생각을 할 수 없다 하여도 생각 비슷한 그 어떤 메커니즘은 있다는 뜻이겠지요.
  • 06-09-12 나나 사랑은 화음과 같다.1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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