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 하나님이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신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이 날에 안식하셨음이더라"(창2:1-3)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이 이미 과거,현재,미래완료형으로서 다 이루어진 나라의 것에 다다르게 되면 현재까지 하여왔던 그 모든 것들(일체개고)이 다 공함으로, 다 무위로 돌이켜지면서(제행무상), 문득 그 나라안에서 안식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무아지경(제법무아)으로서 자기자신과 더불어 하나도 다르지 않음이 새롭게 개안되어지는 듯(열반적정)하게 됩니다.

그러면 동시에 자동적으로 나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니요, 이미 태초이전에 그 모든 것들이였던 것인데, 인연의 조합으로 잠시잠깐(찰라간으로) 유의 상태에 거하여져 있었을 뿐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나로서 태초이전에 그 모든 것에 이르러지게 되면, 나는 다만 태초 그 이전에 이르기까지의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이였음을 알게됩니다. 저 무량억겁의 그 나라에 이르기까지 다만 바람과 함께 돌이켜 귀의하기 위한 임시 나침반이요, 임시 저울추요, 임시 장막이였음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늘은 때가 이르러지면 스스로 알아서 그 나라를 우리들에게 허락하시는데,
그 나라는 이 때도 아니요, 저 때도 아니요, 오직 그의 것으로만 알 수 있는 오직 유일한 참때 이기에, 이것을 이름하여 '천사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께서만 안다'라고 애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무엇이 진정 우리를 평화롭게 하며, 그 무엇인 진정 우리를 안식하게 합니까?
진정 진정 그것이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함이 없는 그 나라, 그리고 그 나라가 스스로 허락되어져 그것이 있는 그대로 투영되어 삼라만상에 온전히 펼쳐진 그 모습 그대로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이니,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그 무엇을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지요.

내 안에 무량억겁에 나라가 그렇게 가슴 벅차오르도록 나를 아무런 함이 없이 오직 그 나라의 그 의로서 귀의시킨다면,, 그 모든 것들이 정녕 꿈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니 누가 나보고 바보같다고 하건, 똑똑하다고 하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궁핍하다고 하건, 부요롭다고 하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가장 불편하게 살건, 가장 자유스럽게 살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다함이 없는 그 은혜에 젖어 들면, 그 모든 것들이 금방 사라진다해도 아무 여한이 없으리니, 다만, 그 은혜 갚을 길이 없어, 이렇게 몸둘 바를 모를뿐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