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겸손에 대하여1

05-05-12 바람 945

겸손이라 함은 상대방이 지금의 나 자신보다 항상 우선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자아는 오직 이 순간으로 나에게 비추어 지고 들려지는 그러한 모든 것들을 다만 '그렇다' '아니다''함으로서 양식화(에너지화)하여 지나가게 하는 가합작용입니다.

그러므로 자아는 어떠한 한 순간도 머물러지는 일이 없이, 항상 이 순간으로서 찰라적 발현이자, 또한 찰라적 소멸인 것이니, 자아가 보고 듣고 하는 어떠한 대상들은 찰라간으로서반드시 우선하는 존재들인 것입니다.

자아는 시간에 속하지 아니한, 오직 지금 이 순간의 발현이자 소멸입니다.
그런데 자아가 그렇다고 보는 대상은 지금의 이 순간보다는 반드시 찰라간으로 앞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아의 눈에 그렇게 보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찰라간이라도 어떤 대상이 나보다 나중이라면 절대로 나의 눈에 보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아의 눈에 띠는 그 모든 것은 반드시 이 순간의 나 보다는 찰라간으로 앞서 발현되어진 그러한 모든 존재들이니, 이름하여 다 나의 스승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내 눈에 보여지는 그 모든 대상들이 나 자신을 가르치게 하는 스승들이 되는 것이니, 자연적으로 겸손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종교나 사상들은 겸손을 많이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자꾸 교만의 미혹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미혹에 빠진 사람들일수록 자기자신이 그렇게 교만해 지고 싶어서 교만해 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아로서 보여지는 그 모든 대상들은 그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반드시 나보다 앞서 있는 존재들임을, 그러기에 그 어떠한 경우이든 나 자신을 배우게 하는 스승들임을 깜빡 잊어먹고 내가 그동안 배운 것으로 남아있는 어떤 상(딱지)을 떠올리면서, 또한 그것으로 자꾸만 판단을 하게 되면, 자기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그렇게 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바둑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바둑을 두고는 하는데, 하루는 바둑을 두고 난 다음 좀 색다른 경험을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과 인터넷으로 바둑을 둔 결과, 제가 좀 집을 더 남겨 상대방을 이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게임을 종료하고 좀 쉬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제 안에서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죄인입니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나 자신이 알 수 없는 가운데, 그러한 말이 떠오르자, 나 자신도 왜 그런지 전혀 짐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꾸만 그러한 말이 떠오르자, 그러한 말을 따라서 '그래요, 저는 죄인입니다. 그래요! 저는 죄인입니다.'하고 그 말을 그대로 따라 하였습니다.

그러자, 문득 깨달음이 오면서, 왜 그러한 말이 떠오르게 된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아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의 '그렇다' '아니다'하는 가합작용입니다. 그러니 나하고 게임을 한 상대방은 나에게서 그러한 가합작용이 일어나고 소멸하고 하는 그 한 순간 순간마다 반드시 앞서서 발현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매 순간 순간 상대방은 내가 도무지 한치도 앞서갈 수 없는 스승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스승을 내 자아의 노력으로 이긴 것처럼 생각하는 미혹이 이는 듯하니, 내 자신속에서 '저는 죄인입니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는 가운데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상대방에 대하여 단 1승이라도 올리려고 한다면 그것은 죄인에 다름이 아니구나, 어떤 게임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는 생각으로는 이미 백전백패일 수 밖에 없음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다른 법이 없는 것 이구나'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 순간 '그렇다' '아니다'함으로서 이미 충분히 대응한 것외에 다름이 이님으로

그러면 상대방을 나의 노력이나 힘으로서 자꾸만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니, 자연적으로 겸손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겸손이라 함은 그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의 나 보다는 항상 앞서있는 것임을 알아, 본래의 나 자신의 모습대로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아내가 저에게 자주 들려주었던 그 말, '당신은 항상 어린애만도 못해'...
그 말씀 그대로 자아는 아무리 노력하고 공을 들여도 어린애 만도 못한 것 외에는 절대로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아무 일에 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일을 돌아 볼 뿐더러 또한 각자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하라"(빌2:3-4)

  • 05-05-13 원정
    "자아는 오직 이 순간으로 나에게 비추어 지고 들려지는 그러한 모든 것들을 다만 '그렇다' '아니다''함으로서 양식화(에너지화)하여 지나가게 하는 가합작용입니다."

    "자아는 시간에 속하지 아니한, 오직 지금 이 순간의 발현이자 소멸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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