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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산장에서 대어를 낚다.
8
04-08-21
김춘봉
1,260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만나 뵙고 싶은데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는군요.”
“강원도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로?”
“한국소설가 협회에서 주관하는 소설 워크숍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어딥니까?”
“홍천입니다.”
“속초와 가까운 곳이군요. 꼭 오세요.”
“비가 와야 할 텐데 …. 도로 공사장에서 일하는 몸이라 도무지 짬을 낼 수 없군요.”
“태풍이 북상 중이라고 합디다.”
전화상으로 이런 대화를 나눈 다음에도 선 듯 워크숍 참가를 신청하지 못했다.
얼마나 간절히 바라던 기회인가?
교수님 강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문인들 모임에 참석한 일조차 없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성현의 가르침을 그분들의 유언을 통해 진솔하게 풀어나간 작가 동훈님과의 만남을 생각하니 꿈만 같았다. 그러나 십년만의 무더위라고 했던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은 얄밉기까지 했다.
고심 끝에 마감일이 되고서야 참가 신청을 했다.
18일 아침,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집을 나섰다.
협회 측에서 마련한 버스에 오르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비는 계속해서 내려주었다.
우산을 쓰지 않고는 강의실과 숙소를 오갈 수 없었다.
비가 이처럼 고마운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다.
- * -
강의 시간 내내 개회사 중에 작가와 영혼의 씨앗에 대해서 말씀하신 정연희님 생각을 했다.
일간지의 신춘문예 또는 월간 문예지를 통해 등단하려고 구술 땀을 흘리고 있을 작가 지망생들의 고충도 생각해보았다.
어째서 한을 품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말씀들이 없으실까?
그 유명한 이외수 작가도 서두의 글 몇 자를 완성시키기 위해 방 하나 가득 파지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글쓰기 작업이 숙련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사실에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파지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가 얼마나 나올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60평생 책 한번 마음 놓고 정독해 보지 못한 나,
일기는 고사하고 군에 가 있는 아들놈에게 편지 한 장 쉽게 써 보내지 못하는 나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면서 그토록 가슴 설레이게 하던 워크숍은 이제 무거운 짐으로 다가왔다.
강의가 끝나고 여흥을 즐기는 시간에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모두가 잠든 시각,
외진 곳 원두막 비슷한 장소에 찾아들었다.
그 누군가와 담판을 하기 위해서였다.
오봉산 산장을 감싸고 있는 주변의 산들은 어둠을 만들어 내는 원흉이었다.
그 산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는 누구냐?
서기 30년대 예루살렘 사정을 소상하게 말하라.
내 비록 토양이 깊지 못하고, 새들이 머리 위에 날고 있으나 너 영혼의 씨앗을 위해서 비를 맞아 줄 준비가 되어 있느니라.
이십여 년, 너를 흠모한 나 자신이 불쌍해서라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자, 사생결단을 하자꾸나.
이처럼 단호한 입장을 보이자 쟁쟁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포식하려고 길길이 날뛰던 난세의 괴물에게 희생당한 생명이었소.”
- * -
“일정이 하루 앞당겨졌습니다. 속초로 가겠습니다.”
“도착 시간에 맞추어 터미널에 나가지요.”
“좋습니다. 출발 직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오늘 아침, 동훈님과의 두 번째 통화 내용이었다.
그분은 자신의 저서까지 보내 주면서 예수 이야기는 골고다 언덕의 사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을 전해왔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서기 70년 유월절 예루살렘 사건과 예수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예수 이야기는 산상수훈의 내용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런 내용의 말이 전화나 메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은연중 두 사람은 만날 생각을 했으며 오늘에서야 그 일이 성사되게 된 것이다.
귀경 길 버스 기사님은 일행과 달리 속초행 버스를 타게 해주었다.
나는 동훈님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그동안 베드로나 바울의 시각에서 예수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총독 빌라도나 대제사장 가야바를 등장 시킬 차례가 아닐까요?
-서기 70년 예루살렘 사건은 유월절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메시아 타령을 하는 광신도들과 그렇지 않은 유대인들 간의 자중지란에 의한 사건입니다. 공연히 티투스 장군을 제2의 빌라도로 만들지 맙시다.
이런 생각은 아마도 지난 밤 어느 영혼의 씨앗이 발아하면서 내지른 소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아, 오봉산 산장에서 대어를 낚게 되다니!”
한계령을 넘어선 버스는 기분 좋게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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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23
원정
김춘봉님은 언제든지 대어를 낚을 준비가 다 되신 분 같습니다.
예루살렘이야기가 출간되기 전에 그 내용을 슬적 들여다보는 것은 제게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대어를 낚아서 어떻게 요리를 하시는지 지켜보겠습니다.
04-08-23
김춘봉
저를 지켜보시는 분들 중에 초병의 역할을 자청하신 원정님.
이 한 목숨 불나방으로 살다가렵니다.
불나방 귀찮으면 빛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수면부족 때문일까?
두통을 달고 삽니다.
오전 근무 끝냈으니 이제 오수를 즐겨 볼까합니다.
04-08-25
원정
제가 김춘봉님을 만난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초병의 역할을 주시면 저야 영광일 따름이지요.
힘드시겠지만...
현장에서 근무하시면서 글을 쓰시는 모습이 제겐 너무도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전 글이란 삶을 녹여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김춘봉님의 그러한 삶이 글에도 그대로 녹어들 것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04-08-28
김춘봉
저보다 한참이나 나이어린 어느 여자 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하고 싶은 말이 있지요?”
“저 같은 사람이 무슨 할 말 있겠습니까?”
“그러지 말고 털어놓으세요. 제가 들어줄게요.”
이렇게 해서 푸념 섞인 제 말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다음,
그녀는 소설작법에 관한 책을 선물하고 훌쩍 떠났습니다.
‘글이란 삶을 녹여내는 작업’이라는 원정님의 말씀에 그녀가 생각납니다.
04-11-24
여명
김춘봉님의 예루살렘 이야기 저도 무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춘봉님 만큼은 못될지 몰라도 저도 그 분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요.
찬찬히 짬 날 때마다 님의 글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04-11-28
김춘봉
저는 성경을 들여다 볼 때마다 천국을 ‘역사’로 바꾸어 읽는 버릇이 있답니다.
예를 들면, ‘역사(천국)는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그물에 가득하매 물가로 끌어내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된 것은 내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한답니다.
여명님께서도 ‘그분’ 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분’ 은 생명의 소리입니다.
제 생명 다하도록 그분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여명님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04-11-28
여명
김춘봉님, 감사합니다.
06-10-18
나나
김춘봉님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출판하시기를 바랍니다.
참 글을 맛깔나게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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