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순간의 기다림2

04-07-16 바람 1,007

내 속의 인연들은 지금의 나를 위해 수십억년의 세월을 기다려왔다. 그러한 기다림의 과정속에서 그 모든 인연들은 무수한 나를 생성시켰고, 또한 무수한 나를 파괴시켰다.
그리하여 내 속에 깃들어 있는 그러한 그 모든 인연들은 죽음으로서는 잠들어 있고, 부활로서는 깨여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저 무수한 죽음과 무수한 부활로 말미암아 지금의 나를 가능케한 최대의 공로자들이다. 따라서 그들로서는 오직 나만을 가능케 한 인연들인 것이니 오직 나 밖에는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내 속의 그 모든 인연들은 다른 것들에 대하여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품고 때로 대적하려 하게 되는 것이다. 오직 나 밖에는 알지 못하는 인연들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니 나로서는 내 속의 이러한 인연들의 작용을 인정해 주면서도, 또한 동시적으로 또 다른 나를 위해 수십억년을 기다리고 있는 그 나(알수 없는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거하여 주는 것이다.

그러면 또 다른 나를 위해 수십억년을 기다리고 있는 그 나(나 이전의 나)에 접목(기름부음)이 되어 도무지 알지 못하는 나로 변화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나(알 수 없는 나)는 내 속에서 역사하고 있는 그 모든 인연들의 작용들과는 항상 반대로 접목이 되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내 속의 인연들이 뭔가를 '그렇다'라고 하면 나로서는 전부 다 '아니다'로,
내 속의 인연들이 뭔가를 '아니다'라고 하면 나로서는 전부 다 '그렇다'로,
즉, 내 속의 인연들을 인정하여 주되 그것이 오히려 '그 나'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전부 다 '아니다'라고 말 할 수조차도 없는 것임을 알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모두 다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나를 위한 작용들이 다른 나를 위한 것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그대로 '공'하다 하면 그것이 곧 가함이 되어, 나를 위한 것이 하나도 없이(무위), 다른 나를 위해서는 저절로 되어지는 것(자연)이다.

내 속의 인연들은 수십억년동안 지금의 나를 위해 기다려 왔고, 지금의 나는 그 나를 위해
또한 수십억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이 순간을 통해 끝없이 열려있다. 한없이 열려있다.
그러니 그러한 그 나를 오늘도 끝없이 그리워 하는 나의 모습들인 것이다.

"또한 가지 얼마가 꺾였는데 돌감람나무인 네가 그들중에 접붙임이 되어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 되었은즉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지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 그러면 네 말이 가지들이 꺾이운 것은 나로 접붙임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리니 옳도다 저희는 믿지 아니하므로 꺾이우고 너는 믿으므로 섰으니라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라"(롬11:17-20)

  • 04-07-18 원정
    지금의 내 모습은.....
    찰라찰라 모양을 바꾸면서 수시로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뜬구름 같습니다.
    어느 때 어느 모습이 나의 모습이련고????
    아! 무상한 세월이여!
  • 04-07-19 바람
    여원님의 글에 그냥 맛이 갑니다. ok. ok 원더풀. 베리 굿입니다.
    그런데 맛볼 것도 없이 그냥 맛이 가는 것은, 이미 짝이 맞추어져서 일까?
    글씨! 그럴것도 같은디... 다시 한번 참구해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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