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순간의 실상1

04-06-30 바람 992

실상과 허상이 어디에 별도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싱이다 하니 허상이고 허상이다 하니 실상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의 내 육체가 보이니 그것을 실상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육체에 태양이 비치면 땅에는 그림자만 남습니다. 즉 땅으로서는 나의 허상만을 볼 뿐, 실상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 자신으로서는 그것이 태양빛에 의하여 '그렇다'라고 보여지는 현상에 불과한 것이니, 나 자신이 이미 태양빛의 반영, 즉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자는 1.2차원의 평면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그림자가 나에게 보임은 내 자신이 3차원의 공간에 있음입니다. 그러나 '그렇다'라고 보는 내 자신이 이미 4차원의 빛의 투사체에 불과한 것이므로, 그것을 '그렇다'라고 보는 나 자신이 3차원에서는 실상으로 보이겠지만, 4차원에서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인가가 보여질 때에, 나 자신이 보는 빛으로는 그것이 실상으로 보이겠지만, 이미 내 자신을 비추어내고 있는 근원의 빛으로 그것이 보여지면 그것도 또한 허상외에 다름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관에 처음 들어가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보입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영화관이 깜깜하고, 나중에는 환해져서 보이는 것입니까? 아니죠.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밝은 나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어두운 영화관의 상태에 맞추어진것입니다. 그러니 영화관에서 그 무엇을 보았건, 그것은 나의 본래적 밝음은 못보고 어두움속에서 본 잔상만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세상의 모습인 것입니다. 세상의 빛은 내 자신에게 있는 본래의 빛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빛인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세상의 빛에 익숙해지다 보니 본래의 빛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빛만이 전부 다 인줄 알고 그만 다 속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제가 쓴 글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과연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여러분 자신으로서는 읽고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이 글은 태양 빛에 의해서 '그렇다'라고 일시적으로 보여지는 현상에 불과한 것이니,
여러분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근원의 빛으로 보게되면 이 글이 오히려 하나도 보이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세상의 빛과 근원의 빛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님) 영화관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듯이, 이 글이 전혀 아무것도 보이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게 곧 내 자신에게 있는 본성의 상태를 직감하는 것이고, 이 글이 보여지는 현상은 상대적 어두움에 익숙해진 나의 상태를 반영해 내는 것에 불과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핵자나 다른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소립자가 없더라도 가상적 소립자들이 허공으로부터 스스로 생겨났다가 다시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을 때, 결국 물질과 비공간사이의 구별은 버려져야만 했다. 진공이란 완전히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그것은 끝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무수한 입자들을 함유하고 있다. 물리적 진공(동양의 허)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소립자세계의 모든 형태를 지닐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형태들은 독립된 물리적 실체들이 아니라, 단지 근본적인 허의 일시적 출현이다. 불경에서 말하듯이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다'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p247.

서로 의존되어져 있는 나 자신(소립자)이 없더라도 그 안에서 스스로 생겨나고 스스로 사라지는 그 모든 상상과 생각들이 다 허공외에 다름이 아님을 알게 되면, 실상이든 허상이든 그것은 나에게 있어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며, 다만 있는 그대로의 그 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차원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그 모든 허상들이 오히려 실상이라고 보여지고, 차원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 모든 실상들이 오히려 다 허상으로 보여진다라고 구태여 애기할 수는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낮은 차원과 높은 차원이 따로 분리되어져 있는 것이 아미 아니니, 차원에 대한 애기는 개념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것이되, 그 또한 공허한 애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이 보는 빛은 내 눈에 보여져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저 세계에서는 내 자신도 이미 보이지 않는 그림자(?)일 뿐인 것인데, 상대적으로는 서로 익숙해진 빛이자 어두움들이 서로에게 그렇게 의존되어 일시적으로 보여지는 현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줄 알고 살아가면, 부처의 빛으로서는 그 모든 빛이 곧 어두움이자 그 자신의 모든 밝은 빛으로만 보이고, 중생의 빛으로서는 그 모든 빛이 곧 빛이자 나 자신의 어두움으로만 보게 되는 것입니다.


  • 04-07-01 원정
    바람님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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