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복숭아꽃을 한 번 본 뒤로는...5

04-06-08 법현 1,564
삼십년동안
칼을 찾은 나그네
몇 번이나
잎은 지고
또 가지 돋아났던가

복숭아꽃을
꼭 한번 본 뒤로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하지 않았네.

三十年來尋劍客
幾回落葉又抽枝
自從一見桃花後
直至如今更不疑

*당나라의 스님인 영운지근(靈雲志勤)스님의 게송이다.
적어도 삼십년은 수행해야 수행자다...중노릇했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이 30년이니...길다.
그 삼십년 내내 진리를 찾아 다녔는데
진리라는 것이 어느 골짜기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햇빛 다사로운 봄날에 동산에 올랐다가
아름다운 복사꽃이 핀 것을 본 후로는
다시는 이리저리 헤매지 않고
흔들리지 않아 평안했다는...
영운은 위산영우선사의 법을 이어받은 제자이다.
그런데,재미있는 것은 영운의 사제인 현사사비(玄沙師備)가
사형인 영운의 글을 보고 비평한 내용이다.
"지당하고 지당하지만
사형에게는 아직도
뚫지 못한 곳이 있음을 내 보증합니다."
선사들의 담금질이 아무리 심하다지만
사형의 공부를 이렇게 부셔 놓다니..
더구나 덜 된 것을 자기가 보증하다니...
그러나,더한 재미는
그 말을 듣자마자 영운이 되 물은데 있다.
"사제는 그래 뚫었다는 말이지?"
그제서야 사비는
"그렇지요,그래야지요.그렇게 나오셔야지요!"
그랬다고 한다.
  • 04-06-08 법현
    조금 어렵나요? 잘 지내시지요? 늘 그러시기를...
  • 04-06-09 마음
    사제가 심리테스트 한 번 더 해준거네요.^^ 시골에서 복숭아꽃이 만발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사계절에 인생이 있으니 하루가 일년이요 일년이 일생이요 일생이 순간(찰나)요 찰나가 영원입니다.
  • 04-06-09 바람
    스승이든 제자이든 세월이 지나면 다 같게 되는 것은 아닌가요. 그러니 스승은 제자의 입장이 되어서 다시 한번 배워보고, 제자는 스승이 되어 다시 한번 가르쳐 보고, 그럴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제가 사형에게 일침을 놓아 다시 한번 꼬집어 볼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 04-06-09 민희
    법현스님, 안녕하세요.^^...오랫만입니다.


    삼십년동안 칼을 찾은 나그네 (삼십년동안, 도를 구한 나그네)
    몇 번이나 잎은 지고 또 가지 돋아났던가 (끊임없는 고행속에, 몇번이나 삶과 죽음속을 들락거렸던가).
    복숭아꽃을 꼭 한번 본 뒤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법의 연꽃) 꼭 한번 마주한 뒤로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하지 않았네. (부처이든, 도이든 간에, 다시는 의심이 일어나지 않았네.)

    제 나름대로, 영운스님의 게송을 조금, 쉽게 풀어보았습니다,
    여전히 건강하시지요.^^
  • 04-06-09 법현
    네,네네 그러합니다. 모두들 잘 계시고 꽃 피면 벌나비 날아오듯 반응이 바로 있군요. 즉자적 느낌 그것이 중요합니다. 한참 생각한 것은 정확할 수도 저 멀리 비켜 갈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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