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해

은밀한 기도2

04-05-19 바람 887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 같이 되지 말라 저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 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저희를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6:5-8)

기도는 왜 하게 되는 것인가? 기도를 통하여 몰랐던 어떤 사실들을 발견해 낼 수 있고, 또한 어떤 사실들을 새롭게 알게 됨이다.

어제는 아내가 하도 성가시게 굴길래 아내에게 모처럼 싫은 소리를 해댔다. 남편에게 하는 그러한 말 태도가 뭐냐고 한바탕 쏴붙였다. 좀 언성을 높이면서 한참을 나무랬다.

그래서 그런지 밤에 잠도 잘 안오고, 뭔가가 심히 못마땅한 것 같아서 그냥 그 상태로 아버지께 따져 물었다.

"아버지!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사람들 달달 볶아도 유분수지 도대체 이게 뭡니까?" "입장바꿔 놓고 생각해 보십시다. 아버지같으면 이러한 상황에서 참을 수가 있습니까?" "그러니 도대체 저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치고 받고서라도 열심히 살라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열일 제쳐놓고 어디로 냅다 도망가라는 말입니까?" "한번 속 시원히 애기가 해 주십시오?" 등등... 한참 동안을 그렇게 그렇게 하늘을 향해 말없는 음성으로 쏘아 올렸다.

그러자 즉각 응답이 온다. "내가 곧 너니라" "내가 네 안에 있고 네 안에 또한 내가 있느니라" "나외에 다른 것이 없느니라" "오직 믿을 뿐이니라"

그래서 나는 또 다시 항변을 하였다.
"그러한 애기는 수도 없이 듣고 또 들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그런 애기 말고 다른 애기를 해 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아내를 이렇게 이렇게 대하라는 등 그런 구체적인 애기를 해 주셔야지 밤낮 그런
원론적인 애기만 한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풀립니까?"
"그러한 답답한 애기는 그만 하시고 좀더 구체적인 애기를 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응답으로서 와 지는 소리는 여전히 같은 내용이다.
"그 모든 것이 다 나니라" "나 외에 다른 것이 없느니라" "그것만이 오직 유일한
나의 법이요, 그리스도니라"

그러자 문득 와 닿아지는 새로운 사실이 있다.
이 세상에서 나하고 다른 이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 똑같다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완벽하게 똑같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나로서는 너무도 다를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아내와 내가, 어떤 상대와 내가 너무도 다르기에 오히려 그렇게 완전히 똑같을 수밖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나로서는 그러한 모든 것들이 완전히 다르기에, 너무도 명명백백하게 다르기에, 그것이 오히려 온전한 일치를 이룬다고 하는 명백한 사실이 뼈속깊이 다시금 다가왔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들은 무수한 경험들을 통하여 전에도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에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런데 자각의 상태로서는 이러한 사실들이 대단히 새롭고 또 새롭다. 새로이 처음 안 것 처럼 대단히 경이롭다.

그러자 문득 '아내가 새롭다' '전혀 딴 사람처럼 완전히 새롭다'
'어제의 그 아내가 아니라, 오늘 이 아침 새롭게 단장한 신부처럼 완전히 새롭고 또한 새롭다' '정결한 처녀의 모습으로서 그 모든 나를 위하여 단장한 그러한 새색시의 모습이다'

그러기에 오히려 완전히 다르고, 또 다르고 전혀 문제투성이의 다름들이 있어질 때,
그것이 곧 "나 외에 다른 것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는 것"(나로 인하여 다르다고 보여지는 현상일뿐)이니 그러한 모든 것들이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경탄해 마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기도는 은밀한 중의 화답이며, 기도하기 이전에 이미 우리들안에 있고, 알고 있기도 한 것들인 것이다. 그러나 기도하면 할수록 때로 그러한 사실들이 전혀 '모름' 전혀 '새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니, 필요를 따라 기도가 요청되기도 하는 것이다.



  • 04-06-06 마음
    은밀한 중에도 다가와 손잡아 주시지만 부르짖으라고도 되어 있으니 말씀따라 부르짖었더니 응답하시고 크고비밀한 일들을 내게 보이시네요 거룩~~
  • 04-06-08 민희
    기도란, 그런것 같습니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을 무조건 바라보고 길을 가는것...
    그것이 기도인것 같습니다.
    옆에도, 뒤에도 바라보지 않고,, 무조건, 앞에 가고자 하는 그 방향만 죽도록 바라보고
    그냥 가다보면, 길가에 돌부리도 나올테고, 나무에 부딫히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무조건 가야하기에 그 어떤것이 나올지라도, 돌아보지 않고, 넘어지면 넘어지는대로 얼른 일어나, 털털 털고,,,,,,다시 앞만보고 걸어가는것.
    가다가 웅덩이가 있어서, 웅덩이에 빠지더라도, 얼른 툭툭 털어내고, 다시 가야할 길로 가는것...
    그것이 죽음이라도 말입니다.
    내가 갈곳이라면,,,,,죽음이 앞에서 손짓해도, 결코 신경쓰이지 않지요.
    죽음마저도, 내 가는 길의 한 작은 장애물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을테니까요..
    죽던지 살던지........죽어도,,,,갈곳으로 가야 하는것.
    내 마음이 원한다면,,,,,,,,,,,,,,말입니다.
    한데, 그렇게 열망하는 기도가,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 열망을,,,,기도를 가질 수 있는 자는, 참,,,,행복한 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퍼즐게임같아서,,,,
    순식간에, 흩어졌다, 모이고를 반복하면서, 내 없음과 있음의 빈자리를
    알아서 채워놓곤 하지요.
    그 퍼즐게임같은 변화무쌍하고 완벽한 변화는
    저에게 세상을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게 합니다.
    그것이 신의 기적이고, 삶의 신비스러움이라 한다면,,, 여러분들은,,,,,웃을까요.^^
    이상은,
    민희의 기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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