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야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3)2

24-02-11 김춘봉 49

문명의 선각자 나사렛 예수는 영원한 동반자.

“아, 당신은 누구시기에 ~. 내 맘 깊은 곳에 외로움 심으셨나요 ~. 탐구하는 자, 광명을 발견할 날이 있으므로. 오늘도 자갈길을 걸어가노라.”

<참된 가르침> 저자 켈수스 이후에도 예수를 현자라고 말한 이가 또 있었습니다. 최초로 판타지 소설 <실화>를 저술한 루시안도 예수를 현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한 이도 있었습니다. 슈바이처는 56세가 되었을 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에서,

"오늘날 세계는 여러 가지 곤궁에 빠져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도 진정한 문화에 도달하지 못한 채로 - 문화란 지식과 능력이 이룩하는 업적에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것은 외면적인 진보에 불과하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선량하고 가치 있고 인자한 인간이 되기를 바랄 수 있는 정신적인 진보가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이때야 비로소 외면적인 진보도 의미를 가지게 된다."

슈바이처는 루터교 목사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계몽주의를 상징하는 볼테르가 사망한 해부터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산을 기금으로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금을 주는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사이에 출간된 600여 건의 예수 생애에 관한 책을 종합 분석하고 1906년 예수의 생애 연구사를 발표했습니다.

"예수가 정확히 무엇을 가르쳤는지 증명하기 어렵다. 성경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모순을 해소하려면 온갖 추측과 상상을 동원한 기발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한 다음, -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복음서 저자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생각과 시대 배경을 예수에게 투사했다면서 이상적인 이미지일 뿐 예수에게는 참된 가르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슈바이처는 최초로 예수 생애 연구를 한 학자입니다. 그런데도 예수의 핵심 키워드 산상수훈과 <천국> 비유를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니체도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성경 구절을 기가 막히게 잘 외워서 꼬마 목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며 대학에서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배우다가 중도에 신학을 포기하고 세상에 그 어떤 말보다도 혹독한 말로 기독교를 고발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니체는 성경을 읽을 때 장갑을 낀다고 했습니다. 추잡스러워 만지고 싶지 않지만 예수가 누구이고, 무엇을 가르쳤는지 밝혀내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1888년 발표한 <안티 크리스트>에 보면, "예수는 하층민과 외톨이 범죄자들을 부추겨 유대교가 지배하는 사회를 공격한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 성경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예수는 정치범으로 형무소에 들어갈 만한 말들을 하고 있는 셈이고 그런 죄목이 있었다고 한다면 예수는 자신의 죄 때문에 죽었다. 예수가 다른 이들을 위해 죽었다는 말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루돌프 불트만도 독일 루터교 목사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대학 교수가 된 다음 1926년 <예수>를 발표했습니다. "역사적 예수 모습을 찾으려는 것은 불가능하고 기독교 신앙 관점에서 볼 때 찾아야 할 필요가 없다." 그 후, 초월적 예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예수 역사성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도덕적 원리를 인격 화 한 이념일 뿐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자들은 하나같이 예수의 역사성을 부정하거나 참된 가르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인문학적으로 파고 들면, 예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산상수훈에는 천국복음, 천국비밀, 천국의 열쇠, 누룩, 달란트, 이윤을 남긴 장사, 진주, 혼인잔치, 신부와 신랑, 밭에 묻힌 보물, 슬기로운 자와 미련한 자. 이와 같은 용어는 창조적 상상력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단어들입니다.

"예수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고 말한 르낭은 기독교에서 초자연적 설명을 배척하고, '자연이 곧 신적이라 하였으며, 인간 본래의 자연성을 도덕적이라고 보았으며, 예수는 시인의 지성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상수훈을 목가적 환상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산상수훈을 문자 그대로 따라야 할 그리스도의 법이라고 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비폭력주의를 위한 영감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윤리적 절대 명령의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도 산상수훈에 열광적인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경우, 산상수훈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던 예수! 자연과 생명을 연구한 예수! 사람의 몸에는 치유의 능력도 있다고 말한 예수! 인간은 문명의 씨앗이라고 말한 예수. 인류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말한 - 문명의 선각자 이미지가 떠오르곤 합니다.

나사렛 예수가 문명의 선각자였다는 이야기는 검증이 필요한 가설입니다. 가설은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이론 체계를 연역하려고 설정한 가정입니다. 가설로부터 이론적으로 도출된 결과가 관찰이나 실험으로 검증되면, 진리가 됩니다.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지식을 확대 발전시키는 데, 가설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천문학에서 이룩한 새로운 행성의 발견이나, 물리학에서 이룩한 원자와 핵, 구조의 해명, 여러 가지 입자들 발견은 모두 가설의 설정과 증명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나폴레옹과 수학자이면서 천문학자였던 라플라스와 그의 선배 라그랑주, 세 사람이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라플라스가 자신의 저서를 나폴레옹에게 진상하니까, 어느 사람이 신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당시, 하나님의 지시를 받은 천사들이 행성을 움직인다는 이론이 횡행하고 있었습니다. 라플라스를 만난 자리에서 나폴레옹이 물었습니다. "우주에 대해서 글을 썼으면서도, 당신은 창조주에 관한 이야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하오!" 무신론을 입에 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던 시절이라서 의미심장한 질문이었습니다.

라플라스가 거침없이 대답했습니다. "저에게는 그와 같은 가설이 필요 없습니다." 라그랑주가 그 말을 전해 듣고, 기뻐하면서 소리쳤습니다. "아, 이것이야말로 멋진 가설이다. 그것, 하나 만으로도 많은 것이 설명되지 않는가!"

기초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역사적 진실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논리적 사고는 역사적 사실들을 일반화하여 그 필연성을 찾아냅니다. 언어 감각이 뛰어난 작가는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지식 배양으로 잃어버린 과거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역사적 진실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바람에 꽃가루가 날리듯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면서 씨앗 형태로 존재합니다.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리고, 더러는 흙이 얇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져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혹 백 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의 결실을 맺는다.”

문명의 선각자 나사렛 예수가 한 말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 나사렛 예수 예수가 십자가상에서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 시신을 매장할 것처럼 빌라도 총독을 속이고 동굴무덤에 넣었다가 어딘 가에 숨겨 놓고 어리석은 여인들이 나타났을 때 - 천사를 가장한 자가 "예수가 살아났느니라. 그의 누웠던 자리를 보라" 하면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

예수가 다락방에서 최후의 만찬을 주재했다는 바울의 새빨간 거짓말과 함께 십중팔구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사복음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

루터가 종교개혁 운운하면서 세상을 거짓말 쓰나미로 뒤덥지 않았을 것이고, -

믿음으로 이성과 의문을 발밑에 두고, 깔아뭉개는 어리석은 짓을 기독교인들이 하지 않았을 것이고, -

천수를 누린 나사렛 예수는 아마도 글을 썼을 겁니다.

제임스 A. 마차노가 쓴 "아흔이 되어가는 작가에게 들려주는 시" 가 생각납니다.

"오~! ~ 지구여.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 가. 당신의 비밀을 충실히 탐구하였고, 당신의 영예로운 보물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으니, 당신의 불타는 노래, 당신의 산호초 해변, 당신의 파도치는 바다, 당신의 푸른 초원, 용암이 이글거리는 화산, 마음의 욕망이 성취된 상태, 머리 어둠 속이 환하게 밝아오는 열린 길, 내 젊었을 때 그 길을 여행할 힘이 있었고, 이제 나이 들어 젊음이 사윈 다음에는 반추 할 추억이 있나니. 그리하여 매일 밤 쉼 없이 자갈길을 걸어 가노라. 꾸준히 탐구하는 자는, 언젠가 광명을 발견할 날이 있으므로."

  • 24-02-15 원정
    사람들은 소설을 읽습니다.
    분명히 허구인데....
    그 속에서도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들의 입장에서는 좀 섭섭하겠지만 저는 성경도 그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불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경의 많은 스토리는 허구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 불경을 방편삼아 공부를 하고 있지요.
  • 24-02-16 김춘봉
    허구인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역사>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 그리고 종교적 서술 3 항목은 생판 다른 이야기입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하나의 생각과 믿음을 창작해 낼 때 궁여지책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그것이 소설과 종교의 시작입니다.
    기독교는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모든 이성과 의문을 발밑에 두고 깔아뭉개야 한다. 성경의 내용이 의심스럽다거나 다소 앞뒤가 맞지 않더라도 부정하지 말고 무조건 믿어야 한다."면서 맹신을 강조합니다.
    맹신은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원천 봉쇄하면서 인간 두뇌의 창의적 메커니즘 작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악성 바이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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