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야기

내 나이가 어때서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2

23-01-04 김춘봉 34

그리스와 터키 여행을 하려고. 인천공항으로 가면서 트로트 가수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사랑’을 ‘여행’으로 바꾸고 흥얼거렸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 여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

나는 67세였던 2008년 6월 일본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71세였던 2012년 6월, 중국 장가계를 다녀왔고,

72세였던 2013년 3월,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고,

74세였던 2015년 4월 영국 런던, 로마, 바티칸시국, 스위스, 파리, 5개국 7박9일을 다녀왔고,

74세였던 2015년 8월 중국 장백산 경유 백두산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77세에는 그리스와 터키 여행을 하려고 인천공항으로 가면서, 흥에 겨운 나머지 입속으로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불렀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까 여행사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동행은 가이드를 포함해서 23명이었습니다.  나는 최고령자였지만 2015년 4월 서유럽 5개국 7박9일 여행을 하면서 왕복비행 24시간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일정에 따라 장시간 버스로 이동할 때도 피로나 고단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진 패키지여행에는 지치기 마련이지만 나는 작가적 소명의식과 창작 의욕이 왕성했기 때문에 노익장을 과시할 수 있었습니다. 

서유럽 여행 후, 나는 『발목 잡힌 르네상스』 그리고 『예수는 적그리스도』 두 권의 책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그리스와 터키 여행을 나서게 된 것 또한 『몸젠과 기번, 틈새 로마사』 원고를 완성한 다음이라서 현지답사를 한다는 심정으로 나섰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내가 『몸젠과 기번, 틈새 로마사』 집필을 생각하게 된 것은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이 우연이었습니다.

대형서점에서 책을 고르던 중 몸젠과 기번의 책을 동시에 사면서였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는 서기98년 트라야누스 황제부터 서기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멸망까지 1300년 동안의 역사를 다룬 것으로, 가장 조직적이고 계몽적인 로마역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오도어 몸젠의 『로마사』는 기원전 8세기경부터 기원전 44년, 카이사르 사망까지의 로마역사를 기존의 신화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고대 로마인의 삶과 로마의 흥망성쇠를 실증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한 고전입니다. 그런데 몸젠은 카이사르 이후의 역사를 더 이상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 멸망의 결정적 요인으로, 야만족의 침입을 우선시 했습니다. 다음으로 로마가 기독교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바람에 기번은 종교적 불경으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몸젠은 기원전45년까지만 로마 역사를 썼고, 기번은 서기98년부터 로마 역사를 서술했기 때문에 143년(45+98)은 잃어버린 세월이 되는 겁니다. 

나는 그 잃어버린 세월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역사탐구가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논외로 하고, 티베리우스와 클라우디우스에 대한 평가는 기초 자료가 부족한 관계로 역사가들 평가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몸젠은 티베리우스야말로 위대한 행정가 중에 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중세 기독교 역사가들은 티베리우스를 괴물 황제로 폄하했습니다. 

클라우디우스도 바보 황제로 평가절하 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디우스가 죽고 네로가 대독한 추도사에서, 세네카는 클라우디우스를 신중하고 사려 깊은 황제였다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디우스는 교양을 갖춘 역사가였고,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로마에서 사회 불안을 조성하면서 말썽을 피우던 유대인들 문제로 고심하다가 서기45년 그리스의 고린도로 2만5천명을 이주시킨 일이 있습니다.

고린도는 그리스 남쪽 펠로몬네소스 반도를 말합니다. 반도의 서쪽 고린토 만과 동쪽 에게 해의 사로닉 만을 연결하는 운하가 건설되기 전이었습니다.

서기68년 네로 사망 이후 중단되었다가 그리스 왕 조지1세 때(AD1881) 재개했다가 또 다시 재정적 어려움으로 중단되었다가 서기1893년 완성되면서 반도였던 펠로폰네소스는 섬이 돼 버렸습니다.

이처럼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유대인들을 이주시켰을 때, 바울이 고린도에 와서 기독교를 전파했고, 운하공사가 중단되면서 유대인들이 그리스와 소아시아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기독교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역사탐방이 되는 겁니다. 

(계속)

  • 23-01-05 원정
    여행을 한다는 것....
    그리고 독서를 한다는 것....
    이런 행위는 고정관념을 깨부수는데 매우 도움이 되지요.

    많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정보를 통하여, 내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는 사실을.....
  • 23-01-05 김춘봉
    “모든 일은 소망했던 바대로 잘 이뤄져 가고 있었다.”

    어느 소설에 나올법한 글귀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바로 내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젊은 시절부터 로마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글도 쓰면서, 지중해를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자녀들 경제적 후원과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위 도움으로 소원성취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