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야기

역사적 예수 탐구 각양각색 (1)2

22-12-31 김춘봉 31

슈바이처가 56세가 되었을 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차원에서 저술한 「자서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여러 가지 곤궁에 빠져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도 진정한 문화에 도달하지 못한 채로, ‘문화란 지식과 능력이 이룩하는 업적에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외면적인 진보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선량하고 가치 있고 인자한 인간이 되기를 바랄 수 있는 정신적인 진보가 동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이때야 비로소 외면적인 진보도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슈바이처는 루터교회 목사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계몽주의를 상징하는 볼테르가 사망한 해부터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산을 기금으로,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금을 주는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사이에 출간된 600여권의 예수 생애에 관한 책을 종합 분석하고, 1906년 『예수의 생애 연구사』를 발표했습니다.

『예수의 생애 연구사』에 보면,  “예수가 정확히 무엇을 가르쳤는지 증명하기가 어렵다. 성경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모순을 해소하려면 온갖 추측과 상상을 동원한 기발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한 다음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복음서 저자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생각과 시대 배경을 예수에게 투사했고, 이상적인 이미지일 뿐 예수에게는 참된 가르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슈바이처는 최초로 예수의 생애 연구를 한 학자입니다. 그런데도 예수의 핵심 키워드<천국 비유>를 거론조차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는 비유로 말할 때마다 ‘귀 있는 자는 들으시오.’ 하면서, 뒷귀가 먹은 사람처럼 못 알아듣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환기시켰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3번, 마가복음에서는 2번, 누가복음에서는 1번 나옵니다. 아마도 수백 번은 더 했을 겁니다. 예수 연구를 했다는 학자 대부분은 슈바이처와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상적인 이미지일 뿐 예수에게는 참된 가르침이 없다고 말한 슈바이처의 <생명의 경외>에는 모든 생명을 보존하고 촉진하는 일은 선이고, 생명을 부정하고 방해하는 일은 악으로 규정한다. 그리스도는 오직 한 계명만 주셨다. 그렇다면 슈바이처가 말한 그리스도는 누구입니까? 슈바이처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니체도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성경』 구절을 기가 막히게 잘 외워서 ‘꼬마 목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며, 대학에서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배우다가 중도에 신학을 포기하고, 세상의 그 어떤 말보다도 혹독한 말로 크리스트교(기독교)를 고발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니체는 성경을 읽을 때 장갑을 낀다고 했습니다. 추잡스러워 만지고 싶지 않지만, 예수가 누구이고, 무엇을 가르쳤는지 밝혀내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1888년에 발표한 『안티크리스트』에 보면,

“예수는 하층민과 외톨이, 범죄자를 부추겨 유대교가 지배하는 사회를 공격한 무정부주의자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 성경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예수는 정치범으로 형무소에 들어갈 만한 말들을 하고 있는 셈이고, 그런 죄목이 있었다고 한다면 예수는 자신의 죄 때문에 죽었다. 예수가 다른 이들을 위해 죽었다는 말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루돌프 불트만도 독일의 루터교회 목사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대학 교수가 된 다음, 1926년 『예수』를 발표했습니다. 거기에 보면, “역사적 예수 모습을 찾으려는 것은 불가능하고,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찾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초월적인 예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예수의 역사성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역사적인 인물이 아니라, 도덕적인 원리를 인격화한 이념>일 뿐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자들은 하나같이, 예수의 역사성을 부정하거나 참된 가르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인문학적으로 파고 들면, 예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는 ‘문명사회가 목전에 왔음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예수는 ‘문명사회의 여명기에 살았던 선각자’였습니다.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날씨가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천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

예수가 한 말입니다. 

  • 23-01-05 원정
    저는 예수님을 깨달은 자 중의 한 분으로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성경을 읽다 보면,
    어떤 구절은 예수님이 하실 법한 구절로 보이고, 어떤 구절은 추종자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엮어 넣은 구절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구약은 그 조차 재미가 없고 ....
  • 23-04-01 google-김춘봉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로마 역사를 연구하다 보니까 고대 로마는 중세 르네상스 맹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헤롯은 지중해에서 무역선단을 운영하면서 자수성가한 진소위 영웅이었고,
    헤롯의 용병 3천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도시 문명을 이룩한 건설 용병들이었기 때문에
    예수도 문명의 선각자였다는 결론을 유추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