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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이정(36) 고통
4
21-03-10
지나다가
479
원형이정(36) 고통나는 고통이 제일 싫다. 육체적 고통을 말한다. 언젠가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이유없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다. 최근에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이유없는 고통을 호소해 안타깝다. 과거에 나는 이유없이도 육체가 아플 수가 있다니 참 이해할 수가 없었고 실감되지도 않았다. 통풍이나 대상포진이 그토록 통증이 심하다는데 실제로 경험한 바 없으니 역시 느낌이 없었다.
티벳에는 통렌 수행이란 것이 있다. 호흡을 하며 둘숨에 세상의 모든 고통을 들이마시고, 날숨에 내안의 행복을 세상에 내보낸다는 의념을 하는 것이다. 이 수행은 웬만한 자신이 없으면 두려워서 할 수 없다고 한다. 께름찍한 마음이 든다면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다. 한동안 호흡할 때 이 수행법을 시도해보았다. 이 수행법 때문에 그런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나는 얼마 후 정말 이유없는 고통 때문에 몹시 시달렸다.
어느날 부부동반 모임을 다녀온 늦은 저녁 갑자기 명치 부분에 길게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약 몇십 초 정도였던 것 같다. '어, 이게 뭐지?'란 의문이 들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나는 그때까지 두통도 한번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무엇에 부딪쳐 아팟던 적은 있었으나 원인없는 통증은 경험이 없었다.
이 통증이 이상하게도 일 주일이나 이 주일 쯤 지나면 꼭 찾아왔다. 그것도 통증의 세기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해지고 길어졌다. 나는 통증이 올 때마다 응급실을 찾았다. 진통제를 맞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제서야 멈췄다. 병원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몸에 이상이 있다면 서너 달 전에 우연히 위내시경을 하러 가서 발견된 7센티로 커져버린 부신이 있었다. 부신의 크기는 원래 콩알 정도이다. 의사는 암으로 변할 수 있다고 즉각 수술을 권했으나 가급적 수술은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 나는 수술을 거부하고 있었다. 마침 찾은 한의원에서도 수술까지는 필요가 없다고 했었고. 병원에서는 나의 통증과 부신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 부신은 신경이 없다는 것이다.
멏달을 주기적으로 응급실을 찾게 됐는데 이번엔 하도 통증이 심해서 택시를 타고 가면서도 아마 무슨 일이 틀림없이 있나보다 생각했다. 그즈음엔 병원에서 부신과 함께 담낭을 동시에 제거할 것을 권하고 있었다. 담낭에 담석이 많고 크기도 정상보다 크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도 거부하고 있었다. 수술 전까지 나름의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나의 통증이 이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었다. 택시 안에서 이번에는 아마도 수술을 해야될 모양이다 마음먹고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응급실에서 급하게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나니 이튿날이 됐다. 담석도 많고 담도도 약간 뒤틀려 있는데 그러나 혈액은 정상이니 입원을 하고 추이를 볼 지 퇴원하고 추이를 볼 지 회의를 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을 못내고 있다고 전해왔다. 그때는 내가 응급실로 들어온 지 만 하루가 돼가는 상태인데 통증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퍼뜩 내가 굶은 상태에서 통증이 가라앉았다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퇴원을 요구했다. 그리고 예전에 했었던 생식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번엔 하루 저녁 한끼만의 생식이었다.
생식을 하고부터 정말 통증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서너 달 후 이번엔 통증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결국 부신과 담낭이 달려있는 담도를 동시에 제거했고 수술에서 깨어난 후 나는 태어나서 가장 고통스런 통증을 맛보았다. 너무도 아파서 평소 같으면 병원에 와 있는 자식들을 불편할까봐 한 시간 정도 지나면 그만 집에 가라고 했을 터인데 그날은 아픈 정도가 극심하니 "열두 시까지 있다 가라. 너희들이 있는 게 위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밤 12시가 방문객이 나가야 할 마감시간이었다.
통증이 심하니 통렌 수행은 내게 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나는 최고로 아플 때 이 수행법을 떠올렸으나 금방 생각을 떨쳐버렸다. 아픈 것이 정말 싫었던 것이다. 나는 그후로 그 수행법을 시도하겠다는 건방을 떨지 않았다.
심한 고통이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을 때 스스로 자문해 본 것이 있다. 나는 평소에 내가 평안을 얻기 전 상태로 가는 대신, 세계의 모든 부를 얻는다면 어떠할까 물었을 때, 싫었다. 모든 권력을 얻을 수 있다해도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역시 싫었다. 세상의 모든 명예 또한 마찬가지 였다. 우주를 내가 소유할 수 있다해도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암튼 나는 무언가 안주하지 못하고 갇혀있는 듯한, 나 스스로의 정체성을 모르는 그런 부자유한 과거의 상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고통스러웠을 때 스스로에게 한 질문은 이렇다. 이 고통이 멈추는 조건으로 평안을 얻기 전의 과거로 돌아갈래 아니면 죽음을 선택할래? 내 마음은 기꺼이 죽음을 선택했다. 너는 죽음을 선택할 수 없고 과거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영원히 이 고통을 안을 수밖에 없다면 무얼 선택할래? 그 순간 나는 혼란스러웠다. 과거로 가긴 분명히 싫었다. 그러나 이 고통 또한 싫었다. 암튼 나는 고통이 싫었지만 그렇다고 과거를 선택할 순 없었다.
지금 슬그머니 통렌 수행을 또 해볼까? 스치지만 '아, 됐구만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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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0
원정
2005. 2. 4. 저도 수술을 하였습니다.
16년 전의 일입니다.
작은 아버지가 간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얼마 사시지 못하신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결혼하지 않은 채 혼자였고, 종교와 철학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배를 가른다. 간의 우엽을 꺼내고 출혈을 방지한다. 다시 배를 봉합한다'
조금 통증이야 있겠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인데.... 그 쯤이야 뭐!!!
수술 후 금방 깨어난 것 같았는데...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의 통증...13-14시간 수술을 진행했답니다.
정신이 들고 난 이후 첫 생각은 "내가 미쳤었구나!!!" 죽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듯 싶었습니다.
정신적 고통이 심하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지요.)
그런데 육체적 고통은 심하면 정말로 그냥 죽는 것이 더 낫더군요.
행복전도사라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자살한 것을 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고통을 모두 잊었습니다. 여자들이 산고를 잊듯이...
21-03-14
모모
전 너무 아플때..
이러다 기절해 쓰러질수도 있고 죽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많이 아플때..
그래 될대로 되라. 죽을거면 죽고.살거면 살겠지.
죽는다면...
그래. 그래도 나쁠게 뭐있어.
괜찮아.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나를 봅니다.
그래도..아직은 좀 더 건강히 좀 더 적극적으로 자연도 인간도 즐기며 살고 싶은 생각이 훨씬 더 많습니다.^^
지나가다 님 처럼..죽음에 대해
그런 생각은 안해봤지만.
통증은..어릴때부터 자주 여기저기 잘 아파서 고생을 많이해서 그런지..
아픈게 참 별롭니다.
찾아가며 아프고 싶진 않아요.
얼마전 큰 수술을 했는데..
아픈건 정말 싫은거 같아요.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서 감기에도 한참 동안 못벗어나고 ...ㅜㅜ
그래서 오늘은 건강식품을 잔뜩 주문했습니다.
뭐래도 먹고..운동하고..
좀 건강하고 보자...라구요.
전 죽음이 온다면 굳이 거부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엔..좀더 재밌게 여유있게 즐기며 살고 싶어요.
지금까지도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즐기며 살고 싶은...^^
21-03-15
지나다가
몸과 마음은 연동 돼 있어 어느 하나가 힘들면 같이 힘들게 되더군요. 운동과 마음 단련이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고 봅니다. 음식도 중요하고요. 건강 식품도 또 부족한 영양제나 미네랄도 중요하고요.
젊을 땐 몰랐는데 나이들어 점점 쇠퇴하는 기력도 마음에 영향을 주네요^^
21-03-15
원정
저도 요즘 혈압이 올라서....
하루 만보 걷기, 음식 가려서 먹기 하고 있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개천을 따라 5,000보 걷기, 퇴근할 때 개천을 따라 다시 5,000보 걷기
이 때가 제 명상시간입니다.
매우 행복한 시간입니다.
개천에 청동오리, 물고기, 왜가리 등 ...
요즘에는 버들강아지가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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