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바라본 세상

아인슈타인과 특수 상대성이론0

07-07-23 나나 1,719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384 ~ BC322)는 ‘움직이는 물체를 놓아두면 결국은 멈춘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 그의 생각은 약 2000년 동안 유럽을 지배했다. 그의 말과 같이 우리의 경험과 잘 맞는 다른 법칙을 찾는다는 것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는 탁자 위에 놓인 돌을 밀면 곧 멈추지만, 탁자와 돌을 더욱 미끄럽게 한다면 더 멀리 움직이게 되고, 결국 돌이 멈추는 것은 마찰 때문임을 알았다. 따라서 만일 이 둘 사이의 마찰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면 그 돌은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유명한 갈릴레오의 상대성의 원리이다.

그렇지만 갈릴레오의 상대성의 원리 때문에 ‘절대 정지상태라는 것이 있는가?’라는 더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다.

뉴턴의 제 1법칙(갈릴레오의 상대성 원리)이 적용되는, 즉 가속되지 않는(가속도가 없는) 기준계를 관성계(慣性系, inertial system)라고 한다. 그리고 갈릴레오가 발견한 이 상대성 원리의 중요성은 모든 고전역학 법칙이 모든 관성계에서 성립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 상대성 원리는 이후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의 행성운동을 변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즉, 코페르니쿠스의 반대자들이 지구가 정지해 있다고 주장했으며, 그 근거는 지구가 움직인다면 물체가 위에서 떨어질 때 직선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움직인 만큼 뒤로 쳐져서 곡선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지지자들은 다음의 실험을 통해서 이들의 주장을 물리쳤다. 즉,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배의 돛 위에서 바로 아래에 있는 갑판에 돌을 떨어트렸을 때, 이 돌은 정지한 배에서와 같이 바로 밑, 즉 직선으로 떨어졌다. 즉, 배가 가속될 때만 돌은 뒤로 쳐져서 곡선운동을 한다. 이 실험은 코페르니쿠스 반대자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갈릴레오의 상대성 원리를 사용해서 증명한 것이었다.

고전역학만을 생각하면 물리법칙은 어느 관성계에서든지 똑같이 표시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상대성이론이 전자기학에도 적용될까?’라는 당시로서는 매우 특이한 생각을 했다. 여기서 전자기학이란 전기와 자기로 분리되어 있었던 것을 1973년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에 의해서 맥스웰 방정식으로 종합했던 것을 말한다. 즉, 이 방정식에 의해서 그 이전에 서로 분리되어 있던 것으로 생각했던 전기와 자기는 하나의 전자기 이론으로 통일되었다. 맥스웰 방정식의 핵심은  전기장이 변화하면 자기장이 생기고, 반대로 자기장이 변화하면 전기장이 생긴다는 것을 말한다.

맥스웰 방정식: http://100.naver.com/100.nhn?docid=60859

아인슈타인은 당시 전자기학에도 상대성 이론이 적용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그 당시로서는 매우 특이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얼핏 생각해보면 틀린 것 같다. 무엇보다도 움직이는 전하(또는 전자)는 자기장을 만들지만, 정지한 전하는 자기장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렌츠의 힘(Lorentz force, F = qvB)과 비오-사바르의 법칙(Biot-Savart's Law)에 전하의 속도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이 수식들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정지계를 전제로 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인슈타인의 이런 추측은 옳았다. 또한 이런 추측을 통해서, 그는 특수 상대성이론을 만들 수 있었다.

당시 아인슈타인이 생각했던 것은 위 그림에서 보인 예에서와 같이, 일정한 속도로 도체 고리를 싣고 움직이는 기차가 땅에 고정된 N극과 S극 사이를 통과하는 경우였다. 이 경우 정지된 땅에서 본 관찰자는 기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도체 고리에 운동 기전력(motional electromotive force)이 생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달리, 기차에 타고 있는 관찰자는 도체 고리는 정지해 있기 때문에 운동 기전력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가 본 것은 정지한 도체 고리에 외부에서 자기장이 스쳐 지나갔으므로 단지 외부의 자기장이 시간에 대해서 변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시에 알려진 수식으로 계산했을 때 위의 두 해석들은 똑같은 기전력을 예측했고, 아인슈타인은 두 사람의 해석은 서로 달라도 두 사람의 답은 모두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이 예에서 두 사람에게 똑같은 기전력이 나타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자기 현상도 역학처럼 상대성 원리를 만족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했다. 즉, 그는 기차와 함께 이동하는 관찰자가 내린 결론도 땅에서 본 관찰자가 생각한 결론만큼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설명은 1905년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특수 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인 “On the electrodynamics of moving bodies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의 서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   - 1905년 아인슈타인 -

"현재 이해하기로 맥스웰의 전기역학을 움직이는 물체에 적용하면, 원래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비대칭성(위 그림에서 관찰자에 따라서 기전력의 원인이 서로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함.)이 나타난다. 자석과 도체 상호간의 전기역학적 운동을 예로서 살펴보자. 이때 관찰되는 현상은 도체와 자석 사이의 상대운동에 따라서만 결정되는데, 관습적으로는 어느 물체가 움직이는지를 분명히 구분한다. 자석이 운동하고 있고 도체가 정지하고 있다면, 자석 주위에 전기장이 생겨나고 ... 도체가 있는 곳에 전류가 생긴다. 그러나 자석이 정지해 있고 도체가 움직이면, 자석 주위에 전기장이 생기지 않는다. 위 두 경우에서 상대운동이 같다면 도체 내에는 기전력에 의해서 같은 전류가 생기고 그 세기는 앞에 나온 전기력과 같다.

또한 당시 물리학자들이 '빛의 매질'에 대한 지구의 상대운동을 찾아내는데 실패해서 과학자들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전자기 현상이 역학에서와 같이 절대공간에 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수 상대성이론 논문 (On the electrodynamics of moving bodies): http://www.fourmilab.ch/etexts/einstein/specrel/www/

먼저 당시 큰 쟁점이었던 에테르 문제를 통해서, 위 논문에서 나온 절대공간 문제를 생각해보자.

그 당시 모든 과학자들은 전기장과 자기장이란 공간에 퍼져있는 에테르(ether)라는 보이지 않는 젤리와 같은 매질에서 일어나는 변형이라는 생각했다. 따라서 그 당시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전자기파의 속도는 에테르에서 잴 수 있으며, 그래야만 전기역학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실험으로 에테르계를 찾는 것이 아주 중요했다. 즉, 이것을 측정하지 않는다면 모든 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에테르: http://100.naver.com/100.nhn?docid=111136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아도 땅이 에테르에 대해서 정지해 있다는 당시의 가정은 맞지 않는다. 즉 지구는 하루에 한번 자전을 하고 1년에 한번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또한,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외곽에서 우리은하의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그 당시  과학자들은 에테르에서 전자기파를 보았을 때만 빛의 속력(c)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원리적으로 광속을 여러 방향에서 측정하면 이 에테르 바람을 검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1881년 마이컬슨(Michelson)과 몰리(Morley)는 광간섭계를 사용하여 에테르를 검출하기 위한 유명한 실험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든 방향에서 빛의 속력이 정확히 같다는 당시로는 매우 이상한 결과를 얻었다. 이 실험 결과 때문에 그 당시 과학자들은 굉장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즉 다른 모든 파동(수면파, 음파 등)은 매질(파동을 생기게 하는 물질, 즉, 수면파의 경우 물, 음파는 공기)에서 볼 때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따라서 관찰자가 볼 때 매질이 파동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파동의 속력이 더 빨라진다. 하지만 이런 이상한 결과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제 '왜 빛은 이전에 알고 있던 일반적인 파동들과 다른가?'를 설명하기 위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광속은 관찰자나 광원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모든 방향에서 일정한 보편상수라고 처음으로 주장했다.

또한, 어떤 관성계에서도 맥스웰 방정식을 쓸 수 있고, 전하의 속도는 절대 정지계나 에테르에서 측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좌표계에서 측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주장한 유명한 두 가지 가설이다. 아래는 이것을 정리한 것이다.

1. 상대성원리: 물리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성립한다.
2. 광속의 보편성: 진공에서의 광속은 광원이나 관찰자의 운동에 상관없이 관성계에서 측정하면 일정하다.

아인슈타인은 위 두 가정들을 이용해서 특수상대성 이론을 유도했다.

위의 첫 번째 가정은 갈릴레오가 발견한 역학법칙을 모든 물리법칙에 적용되는 일반원리로 높인 것이다. 즉, 그 이전에 상대성 원리는 뉴턴역학에서만 성립하였지만, 이후 상대성 원리는 전자기학을 포함한 모든 역학법칙으로 그 적용범위가 넓어졌다. 결론적으로 이것은 절대 정지계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가정은 마이컬슨-몰리의 실험결과를 말한 것이며, 에테르는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금 생각해봐도, 빛의 속력이 관측자의 속력에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아주 새로울 뿐 아니라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 이야기이다.
즉, 내가(a) 60 km/h로 달리는 기차(b)를 타고 기차의 앞으로 5 km/h로 걸어갈 때 땅(d)에서 본 나(a)의 속력은 땅(d)에서 본 기차(b)의 속력(60 km/h)과 기차(b)에서 본 나(a)의 속력(5 km/h)을 더해야 한다. 이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고 이것을 갈릴레오의 덧셈규칙이라고 한다.

즉, vad = vab + vbd 이다. 여기서, 아래첨자인 a, b, d는 각각 나, 기차, 땅을 나타낸다.

이를 갈릴레오의 속도 덧셈규칙이라고 한다. 여기서 vad 는 d(땅)에서 본 a(나)의 속력을 나타낸다.


하지만, a가 빛이라면 기차나 땅(d)에서 본 빛(a)의 속력은 모두 vad = vab  = c 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c는 빛의 속도이다. 위 조건을 만족하는 수식을 아인슈타인의 속도 덧셈규칙이라 하며 이를 적으면 아래와 같다.

즉, vad = (vab + vbd)/(1 + vab*vbd / c2) 이다.

보통의 속력인 vad << c 와 vbd << c 에서 아인슈타인의 속도 덧셈규칙은 갈릴레오의 덧셈규칙으로 바뀐다.

물론 아인슈타인 덕분에 어떤 사람이 전기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이 보면 자기현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비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두 사람 모두 입자가 하는 운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전자기학에도 상대성원리가 적용된다는 당시로서는 매우 특이한 생각을 했고 이런 독특한 그의 생각은 이후 그의 상대성이론으로 발전했다.

참고 (아인슈타인과 특수 상대성이론): http://www.kps.or.kr/home/kor/morgue/physicist/physicist_5.asp?globalmenu=6&localmenu=1&physicistpagenum=5


(이 글은 David J. Griffiths가 쓴 '기초전자기학(2판)'의 제 10장 내용을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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