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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세상
이제껏 살면서 가장 슬펐던 일
1
03-09-14
웃음
742
20대 후반에서 50대후반까지의 주부들을 위한 수련에서
트레이너가 주문했다.
이제껏 살면서 가장 슬펐던 일,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을 적어보라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언제 무슨일로 나는 가장 슬펐던가....
동생이 죽었을 때... 아니다 그건 아니었다.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졌을 때... 몹시도 오랫동안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아니다 그것도 아니었다.
한가지 일이 떠올랐다.
엄마가 나를 원망했을 때.....그래, 그랬다. 난 그 때가 가장 가슴 아프고 슬펐다.
38년을 살면서 내 기억속에 가장 가슴 아프고 슬펐던건 엄마가 나를 원망했을 때 였다.
난 그 때를 떠올리니 설움에 눈물이 쏟구쳤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원망을 들었을 때였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아들을 지켜주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은 피곤하고 고단하기 짝이 없어도 쉴 수도 없어
그저 참고 또 참고 참기만 하면서 살았는데
그런 나에게 원망을 퍼 붓다니....
나는 너무 억울했다. 억울하고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10년 참았던 눈물을 통곡으로 쏟아냈다.
밤새도록 울었다. 아무 생각이 안나면 그냥 좋으련만
생각은 절로 자꾸 떠오르고 그러면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
억울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분해서.....
약한 몸에 아이를 가지면 직장을 쉬어야만 될 것 같아 아이 갖는 일도 미루고
오빠 빚 갚는 것만 신경을 썻던 것은 오빠를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그 아들을 잃어버리고는
도저히 살 수 없을것 같은 엄마를 위해서 였는데..
늘 스스로 이미 마음에서 버린 자식이니 너도 더 이상은 오빠에게 미련을 갖지 말라는 당부를 져버렸다는 이유로
더 이상은 오빠를 도우지 말라 했는데 왜 그렇게 감당도 안되는 빚을 져서 엄마을 더 힘들게 하냐고...
그랬다. 집을 팔고, 아버지의 퇴직금도 다 털어 넣고, 은행에서 대출도 수천만원 받아 밀어 넣어도 정신 못차리는
삶을 사는 오빠니 이제는 포기하라 했는데, 난 엄마의 당부를 무시했다.
''어려울 때 서로 도우라고 우리에게 동기간을 만들어 두셨다" 는 성경에 나와있는 한 말씀에 의지해서.
당신이 버려도 난 지켜주겟습니다. 당신 아들이 없으면 당신도 있지 못함을 아는 나 인데 어찌 그 말을 그대로 들을까요 하며.
그랬는데, 그랬는데, 이런 내 마음을 원망하다니... 엄마,,,,당신을 위해서 였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뒤 엄마는 그랬다.
나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랬다고, 못난 아들 땜에 죄없는 딸을 힘들게 하는게 너무 미안해서라고
아들이 원망스럽고 그런 아들을 둔 자신이 원망스럽고 그로해서 힘든 내가 안타까워서였다고.
한참을 지나고서야 엄마로 부터 그 말을 듣고는 참으로 쓸쓸하고 미안함에 허망함이 느껴졌다.
그랬구나, 엄마 마음은.....차리리 그렇게 진작 말씀하셨으면 더 좋았을걸요.
그랬으면 그토록 엄마를 원망하지는 않았을텐데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슬픔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내 사랑을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에서 비롯된것이었다.
내 마음을 다한 수고, 그 사랑, 몰라줘도 된다고 생각했었다면 아무것도 아닌일을.....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을 수도 있었던일이 그때는 정말 슬프기 짝이 없었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의 몰이해, 오해, 원망은...
지금 다시 그때 상황이 된다면 씨익~~ 웃고도 넘어갈 수 있는 결코 어렵지 않은 일 이건만^^
태풍 지나고나니 다시금 잔잔해진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난데없이 가장 슬펐던 일이 떠올랐다.
지난 눈물로도 지금의 나를 정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촉촉한 눈물이 웃음으로 피어나니 그 속엔 참 예쁜 오늘의 내가 보인다. 괜찮은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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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14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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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슬퍼하였던 일은 누님에 대한 연민입니다. 누님은 시댁에서, 보수적인 기독교목사밑에서, 마귀의 시험, 여러가지 사고등으로 20여년 가까이 모진 고생을 한 분인데, 어느날 기도하고 있는데 그렇게 고생하고 있는 누님이 떠오르면서 누님을 위해 그동안 진정으로 기도해 주지 못하였다고 하는 후회의 마음이 일면서, 누님이 얼마나 불쌍한지 말도 못하게 울었습니다. 대성통곡하며 몇시간을 누님생각으로 그렇게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는데 하늘도 제 울음소리를 듣고 있엇는지, 하늘에서는 천둥이 치더군요.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남을 정말로 불쌍히 여기는 연민의 마음으로 정말 얼마나 기도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고생하는 불쌍한 사람들과 더불어 다시 실컷 눈물 흘려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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