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다녀와서2

03-09-12 원정 497
지금 밖에는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로 내립니다.
시골에 내려가서 땅콩을 캐고 왔더니 몸도 쑤시고 감기 몸살 기운도 곁에서 맴돕니다.

1년 땅콩농사가 비로 인하여 많이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하느님이 있으면 따지고 싶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동생과 부모님 두분과 저 이렇게 넷이서 땅콩 수확을 하였는데,
그 것도 이미 땅콩을 뽑아놓은 것을 수확하는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3가마를 채 못 딴 것 같습니다.
한가마에 5만원정도 하는데, 2가마 반 정도 수확하였으니까 12만 5천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1년 농사를 지어서 4 사람의 하루 품갚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가족이 하루 노가다를 뛰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자,
곁에 있던 동네 아저씨가 "어쩌겠나. 그래도 심어 놓은 것이니 수확을 해야지!!"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참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인데....
하느님마저 너무 많은 비를 내리셔서 그나마 남은 땅콩마저 썩게 만드는 군요.
아직도 밭에는 수확을 하지 못한 뽑아놓은 땅콩이 많은데............

제 일만 바쁘지 않으면 며칠 더 일을 도와 주고 오고 싶었는데.........
매미의 울음소리 커질수록 우리 어머니 한탄소리 커지는데.....
이제 그만 울거래이.



  • 03-09-12 박찬석
    넉넉한 한가위 고향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덕담 나누며 웃음 꽃이 피어야 하는데...
    시름에 젖은 농촌의 풍경이 눈 앞에 선합니다.
    벼는 쭉정이가 되어가고 과일은 단맛을 잃고 썩어가고 하늘도 무심하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쪽에서는 죽건 말건 상관없이 멱살잡이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고...
    올해는 소원 빌 보름달도 보질 못해 작은 소망마저도 저버려야 하는 우리들의 삶인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비에 젖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 구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 03-09-12 載仁
    수고 많으셨네요 그런데 요즘 생산자 직거래 많이 하잖아요 내년 땅콩 수확철에는 우리 상생의 세상 식구들과 그 일가친척 친구 애인들이랑 나눠 먹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우리들은 한알 한알 까먹으면서 원정님 생각두 하게 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