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는 실상의 자리0

23-11-27 여원 11

근원을 찾아들어가니 ‘識’만 남는다. 유식불교는 언뜻 보면 ‘識’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식불교도 ‘불교’이다. 설마 ‘識’을 말하려고 불교식이나 하겠나? ‘분별하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럼 분별하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인가? 예를 들면 ‘이것은 이것이다.’라고 규정짓는 것이다. 이것은 계란이고, 이것은 닭이다. 이것은 장미고, 이것은 거름이다. 그러나 계란과 닭은 분리될 수 없고, 장미와 거름도 분리될 수 없다. 그렇게 분리하지 마라는 것이 분별하지 말라는 거다.

그 자리(근원)는 분별하지 않는 자리이지, 멍 때리는(생각을 쉬는) 자리가 아니다. 그 자리(근원)는 실상의 자리이지 생각이 들고나는 자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