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에 대해서
모모
2021-01-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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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깨달아 부처가 되고..해탈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이런 생각을 했었다.
조그만 우물안의 개구리였던 내가..뭔가를 하나씩 깨달아가며.앎과 이해를 통해 우물을 벗어나 또 다른 더 큰 우물로 ...더 큰 우물로.......이렇게 끝도 없이 우물속 세상을 넓혀 가는것..그러다 보면 우주를 우물로 하는 자유로운 개구리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그 개구리의 의식은 우주라는 바다안에 깊이 퍼져 더 이상 개별화된 뭔가로 형상화 시킬수 없는 상태로...흩어져 버리는것..
그걸 해탈이라 생각했습니다.
전 언제나 그 자유로운 개구리를 꿈꿨죠.
그런데 언제부턴가..좀더 행복해지고..좀더 행복해지고..또 좀더 행복해지고.....이렇게 앎을 통해 제 안의 개구리는계속 더 더 행복해지면서..제 안과 밖의 우물을 넓혀 갔어요.
그리고 자주 자주..그런 생각도 일어났어요 굳이 해탈하지 않아도..이대로도 너무 좋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해탈해도.. 해탈하지 않아도..그런대로 다 괜찮아. 그런 생각이 들었고..삶은 그런대로 또 괜찮게 흘러갔습니다.계속해서 또 하나의 우물. 또하나의 우물을 만들고 넓혀가면서요.
..............
그런데..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개구리가 우물을 확대해 나가는게 해탈이 아니구나.그건 끝도 없이 반복되는 윤회 일뿐이구나.
개구리가 해탈하는 방법은..처음부터 우물이란 벽을 만들지 않는 것 뿐이구나.
그 우물이란 벽이 생긴 이유가 바로..안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거구나.
앎을 구체화해서 객관화 하는 순간..개구리를 둘러싸는 벽이 형성 되는것이구나..
그럼 생각이 어느날 확...들어 오더군요
난 그동안 나도 모르게 습관화된 안다...병에 중독되어 있어서
내가 중독된 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앞으로 내가 가야할 방향성이 있다면..그것은 바로..모른다..라는 것을 아는것..모른다 라는 것이 내 삶을 모두 채우게 만드는것..
바로 그것뿐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잘 해낼진 알수 없지만..이것이 제 남은 생애 동안 제가 결정하고 추구할 명상의 방향입니다.
원정님도 그렇고...
인터넷 친구들 덕분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상생 가족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개구리가 우물을 확대해 나가는게 해탈이 아니구나.그건 끝도 없이 반복되는 윤회 일뿐이구나.
개구리가 해탈하는 방법은..처음부터 우물이란 벽을 만들지 않는 것 뿐이구나."
모모님의 시행착오는 점오점수 중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시행착오를 당연히 겪었죠.
저는 조금은 급진적인데요.
우물의 벽을 만들지 않는 방법은 내 육신의 완전한 인수분해라고 생각해요.
내 육신이 남아 있는 한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의 안이비설신의가 나의 에고가 끊임없이 벽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나의 에고만 녹아들면 인과의 법칙만 남는 것인데....
나의 에고는 그 과정에서 취사선택을 하여 즐거워하고 고통을 받는 것 같아요.
지금 나는 에고가 있는 내가 좋아요.
내 육식이 죽을 때가 되면 죽겠지요.
그 때까지는 내 에고가 꿈꾸는 세상 함께 더불어 꿈꾸고 싶어요.
내 에고가 아니었으면 모모님을 지금 이 순간 어떻게 맞이할 수 있었겠어요.^^
모모님,
새해도 복 많이 지으세요.
구름 한점 없는 하늘도 평화롭고 좋지만..에고의 흰구름 한 두조각..둥둥 떠다니는 하늘도 너무 멋지죠..^^
저도 이런 저런..운치있는 하늘 너무 좋습니다.
지나쳐서..해를 가리는 묵직하고 시커먼 먹구름만 아니면요.^^
원정님은 하늘을 온통 뒤덮은 그 먹구름 마저도 끌어안을 분 같아 보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