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1

22-04-13 여원 22

야생화

 

만약 원한다면

야생화처럼 살라

단, 꽃을 피우라

다음 봄까지

살아남으라

 

- 류시화

 

………………………

휘몰아쳤어요,

거센 바람

휩쓸리기만 했어요,

바람 속으로

 

바람이 끝나는 지점에

늘 내팽겨져 있었죠

그래도

살아있었어요,

신기하게도


나를 돌아봤어요

그것도 잠시

바람은 수시로 나를

앗아갔어요

왜 그랬을까요


어느새

바람의 문신이 새겨있어요

바람은 이제 중심에서

나를 보고 눈뜨라고 해요

나는 눈을 뜨고

바람을 빠져 나왔어요

이제는 알아요

바람 속에 생겨난,

그 눈은


꽃이었어요

살아있어 꽃 피고

죽어도 살아

다음 봄을 기다리는

꽃으로 피었어요

  • 22-04-13 원정
    감동적인 깨달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