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세상에 방문하신 분들에게1

03-08-17 원정 488
상생의 세상을 준비하면서 전에 썼던 글인데,
올려봅니다.


상생의 세상에 방문하신 분들에게

바다가 되고 싶습니다.
오염된 물이라고 썩은 물이라고 거부하지 않고,
하늘에서 빗물로 내려오든지, 시냇물로 흐르다 강물되어 흘러 들어오든지 분별을 하지도 않는
그런 바다가 되고 싶습니다.

물이 되고 싶습니다.
네모난 그릇이면 네모난 모습으로 둥근 그릇이면 둥근 모습으로
제 모습을 고집하지 않는 물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낮은 곳에 임하는 그런 물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껏 저는 사랑을 하면서도
상대방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지를 못하였습니다.
단지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하였을뿐입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제가 상대방을 사랑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더욱 고통스러웠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있는 모습 그대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있는 모습 그대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전 흔히 말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 나름대로의 믿음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여러분께 제 믿음을 따라오라고 제 사상을 따라오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믿음이 더욱 더 깊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독실한 기독교인이 있습니다.
체첸은 지금 러시아와 전쟁중인데 그녀는 체첸 근처의 러시아에 머물면서 체첸에서 흘러나오는 난민들을 선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성경에는 '선교'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예수님도 선교하라는 말씀은 단 한번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단지 언제부터인가 조직화된 기독교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 지키기 부담스러워서 타 문화권에 가서 기독교를 전파하는 사람들을 특별히 '선교사'라고 부를 따름입니다. 지금도 많은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목표가 기독교를 전파하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을 단지 '개종시킬 대상자'로 밖에 보지 않습니다. 도와주는 것도, 대화를 나누고 중보를 하는 것도 오직 그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보기 위해 합니다. 얼핏 보면 잘못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역'이란 미명 하에 스스로가 속는 것을 모릅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안타깝게도 하나님과 파송 교회에 인정을 받기 위해 '사역'을 하려고 합니다. 선교사로서 살려고는 할지언정 그리스도인으로 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그리스도인의 삶에는 당연히 '선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선교'를 따로 분리해서 어떤 사람들에게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을 따라가는 사람입니다.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그 사랑으로 온 힘을 다해 사랑하며 살뿐입니다. 사랑은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닙니다. 넘쳐서 흘러나오는 사랑이 스며들어 마음을 녹이고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땅의 사람들이 살고 우리가 죽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가 말씀하신 힘과 혼과 뜻을 다하여 '사랑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와 같은 그녀의 글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개종시킬 대상자'로 보기보다는 오직 '그리스도인'으로 살겠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진심으로 함께 하고자 하는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그녀 자신을 복된 길로 인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여기 '상생의 세상'에 방문을 하시는 분들이 개종을 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믿음이 자신이 소속해 있는 종교의 선지자의 뜻에 맞는 것인지를 한 번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저로서는 무척 만족스럽겠습니다.

우리 함께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가요.


圓 靜 드림

날짜:2001/11/06 21:51



  • 03-08-17 웃음
    내 맘에 있는 말과 똑같은 말을 하는 이를 만나게 되면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지만 왠지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어떤 글이 눈에 띄면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지
    내 마음이 지향하는게 뭔지 어디쯤에 내 마음이 와 있는지 알게 됩니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하며 살뿐입니다"
    전 이 말이 눈에 띄네요.^^

    이 글 쓰신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다시 보는 원정님이 새로우시죠?^^

    물이 되고 싶으시다니 반갑네요.^^
    저 혼자 쓰는 또 다른 닉네임중 하나가 河水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그런 물 꼭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