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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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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3
바람
645
寒山子의 노래
나에게 여섯 형제가 있으니
그중에 한놈이 제일 나쁘다
그는 때릴래야 때릴 수 없고
꾸짖을래야 꾸짖을 수도 없이
언제 어디서나 어찌할수 없었다.
재물을 탐하고 음욕을 즐겨
좋아하는 것에는 죽기를 무릅슨다
사납고 악하기 나찰보다 심해
아비(7식)도 그를 몹시 미워하고
어미(8식)도 그를 꺼린다
어제는 그 놈이 내게 붙들렸기에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하나하나 그를 향해 꾸짖었었다
너 만일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너와 나 둘이 함께 죽을 것이요
만일 너 내 말 들어 고치게 되면
너와 나 함께 살 길 찾으리
우리는 그때부터 서로 우애해
이러한 보살 만났네
이제는 고요하고 편안해
우리를 모두 다 좋아하네...
층층 바위 틈이 내가 사는 곳
산새들만 오갈 뿐 인적은 없다.
바위 뜰가에 무엇이 있나
다만 흰구름이 떠돌뿐
내 여기 깃든 지 몇 해던가
봄 겨울 바뀜을 여러 번 보았네
그대 부귀자에게
내 한 말 부치노니
헛된 이름은 진정 헛것이라네.
내 집은 진정 숨어 살기 좋아라
안팎 모두 세상 티끌 멀리 했다
풀밭을 거닐어니 길은 절로 생기고
구름은 바라보다 이웃이 되었네
노랫소리는 새들이 항상 하는데
법을 들으려 해도 사람이 없네
아아, 사바세계 중생이여
너는 언제까지 그곳에 있으려나.
사람이 있어 한산길 묻는다
그러나 한산에는 길이 통할 수 없네
한 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고
해는 떠올라도 안개만 자욱하네
나 같으면 어떻게 갈수 있지만
내마음 그대 마음 같지가 않네
만일 그대 마음이 내 마음 같다면
어느 새 이 산속에 이를 것이네.
서쪽 나라 살던 앵무새 한마리
동산지기 그물에 잡히어 갔다
드나드는 뜰가에 가두어 두고
사람들이 아침 저녁 희롱을 하네
황금장에 맛난 먹이 호사롭지만
창살에 날개깃이 떨어져 가네
아아 부러워라, 학과 기러기
구름 속을 휘날으는 학과 기러기...
옥당 속에 반주렴을 사뿐 내리고
그 가운데 앉아 있는 미인이 있네
어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고
용모는 봄바람에 복숭아꽃 같아라
언젠가 동쪽 집 봄 안개 휘감더니
어느덧 서쪽 집에 가을 바람 부네
거기서 다시 삼십 년 지나면
단물 다 빠진 사탕 수수 찌꺼기
또 한해가 가면서 시름도 가져 갔다
봄이 오니 물색은 더욱 새로와
산꽃들은 녹수에 비쳐 웃음짓고
나무는 아지랑이 속에서 춤을 춘다
벌 나비 스스로 즐겨 나는데
새와 고기는 유유히 더욱 좋아라
맑고 한가로움 다하지 못해
한밤이 지나도 잘 줄 모르네.
붓을 들면 동서에 거릴 것 없고
하는 일 재주 또한 뛰어나더니
살아서 백년을 넘길 건가
죽어서 이름없는 귀신되네
예부터 이런 일 항상 있나니
그대여, 그대는 어찌하려나
오라 여기 구름 속으로 오라.
내 그대에게 해탈법을 가르치리.....
망상 많은 그대 나를 버리고
무심한 나는 그대 잊나니
지혜롭지도 어리석지도 않은
그와는 소식이 없네
밤이면 밝은 달이 노래 부르고
낮이면 흰 구름이 춤을 추나니
어찌 입과 손을 거두어
단정히 앉아 도에 들지 않으랴.
내 한산에 스스로 깃든 지
벌써 몇십 년을 지냈던고
세월가는 대로 임천에 살고
한가로이 머무르네
찬 바위에 사람의 자취 없고
흰구름만 느릿거리내
부드러운 풀로 바닥을 깔고
푸른 하늘로 덮개 삼는다
시원한 돌베개에 눕나니
천지 돌아가는 데 맡겨 두노라.
한산에 한 번 숨은 뒤로
산과일 먹으면서 목숨을 길러오네
이 한평생 무엇을 걱정하리
인연 따라 이 세상 지나가거니
인생은 흐르는 시냇물이고
세월은 반짝이는 불빛 같나니
천지 변하는 것 그대로 두라
나는 기꺼이 바위 속에 있네.
언젠가 세상 사람보니
티끌 속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이 가운데 자기 마음 모르고
장차 무엇으로 나룻배 삼으리
자랑하던 그 영화 며칠이던가
친했던 권속도 잠깐뿐이네
설사 만금의 황금이 있다 해도
이숲 속의 가난보다 못하리.
깊은 숲 속에 편안히 누웠으니
나는 본래 거짓을 모르네
몸을 세움에 곧고 참되었고
말을 함에 거짓 아첨 없었다
내 몸 지켜 재물을 멀리 했고
영화는 세상에 맡겨 두었네
어떻게 세상에 어울려
물결 위에 거품을 탐할 것인가.
굳이 남의 악은 꾸짖지 말라
어이 내 착한 일 자랑할 건가
할 일은 곧 행하고
그칠 일은 바로 그쳐라
두터운 대접 책임 무섭고
말이 깊어지면 사귐이 옅어진다
만일 이 말을 듣고 깊이 생각하면
어린애라도 깨달음 있으리.
산과 물은 총총히 빼어났고
안개와 구름은 산허리를 감돈다
산 바람은 젖은 두건 말리고
이슬은 풀에 맺혀 옷을 적신다
발에는 나그네 신 신었고
손에는 등나무 가지 들었다
다시 볼까 저 바깥 세상을
그러나 꿈 속 경계 다시 뭣하리.
길이 묵묵하여 말이 없다면
뒷사람 무엇으로 진리를 펴라
숲 속에 숨어 살기만 하면
올바른 지혜를 어떻게 가르치랴
몸을 괴롭히는 것 도가 아니다
바람 서리에 병이 생기나니
흙소리 아무리 돌밭을 갈아도
마침내 곡식을 얻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저리도 슬피 우는가
흘리는 눈물은 염주알 같구나
아마 누구와 이별한 것일까
아니면 누가 죽은 것인가.
모든 것이 빈궁한 탓이라 하네
인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 높고 낮은 묘지를 보라
육도는 그 눈물을 간섭치 않는다.
오늘도 날이 참 맑습니다.
하늘에 뜬 조각 구름도 없이.....
그윽한 곳 찾아보니
한산이 제일 마음 들었다
원숭이 울음소리 골짜기에 울리고
산색은 싸리문에 와 닿는다
나뭇잎 꺽어 소나무집 덮고
연못 만들어 시냇물 끌어 온다
이미 모든 일에 마음이 쉬어
나물 뜯으며 남은 생 보내리.
어느 집에 누가 죽지 않으리
죽는 일은 예부터 공평하다
처음에는 팔척사내로 알았는데
어느 새 한 무덤 티끌이 되었구나
저승에는 밝은 해가 없는가
푸른 풀은 때가 되면 봄이 있는데
가는 곳마다 무덤이 있어
솔바람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
한종일 취한 듯이 지낼 적에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가나니
잡초 속에 한번 묻히면
새벽 달은 어이 그리 어두운고
몸은 허물어져 없어지고
혼은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까
그가 다시 축생의 입으로는
경전 읽을 인연 없으리.
한 번 한산에 들어가 앉은 지
어느 덧 삼십년이 흘러 갔다네
이제 돌아와 벗을 찾으니
절반은 황천의 손이 되었네
남은 벗 또한 다된 촛불 같거니
마치 흘러가는 냇물 같구나
새삼, 외로운 그림자와 마주 앉으니
두 줄기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네.
한산에 올라가려니
한산의 길은 끝이 없구나
골짜기는 깊어 바윗돌이 모여 있고
넓은 시냇가에 풀은 더욱 푸르다
이끼 미끄러움 비 온 탓 아니고
바람 없어도 소나무 절로 운다
누가 이 세상 번뇌를 멀리하고
흰구름 속에서 함께 앉을거나.
내 전생에 어리석었기에
금생에 이렇게 가난했다
오늘 또한 닦지 않는다면
내생 또한 이와 같으리
양쪽 언덕에 배가 없다면
아득한 저 바다를 어이 건너리.
내가 깃들어 사는 곳은
그윽하고 고요해 말하기 어렵네
바람 없는데 칡넝쿨 움직이고
안개 없어도 대밭은 어둡다
시냇물은 누굴위해 흐느끼는가
실구름은 어느 새 모였네
한낮까지 앉아있다 보면
해는 중천에 있음을 보네.
가석하다 백년 집이여
왼쪽이 쓰러지니 오른쪽도 기우네
담과 벽은 무너져 흩어지고
나무는 어지러이 널려 있는데
기왓장은 쪼각쪼각 부서지고
집은 썩어 걷잡기 어렵나니
만일 업의 바람이 휘몰아 오면
다시 세우지 못하리라.
내 보았나니 강가에 선 나무
꺽이고 쇠잔하여 말할 수 없었다
두세 줄기 남아 있어
천만 도끼 자욱 어지러웠다
서리는 약한 잎을 시들게 하고
물결은 썩은 뿌리 무너뜨린다
제 난 곳이 본래 거기러니
다시 무엇으로 천지를 원망하리.
요즈음 세상 사람들 한산을 보고
제끼리 미치광이라 하네
얼굴은 남의 눈에 보기 어설프고
몸에는 언제나 누더기 걸쳤다.
내말은 세상 사람 알지 못하고
세상 말을 나는 말하지 않네
내 한 말 알리노니 오가는 사람이여
이리 오라 이 한산을 향해 오라.
삼계의 사람들 어지럽고
육도의 중생 허덕인다
재물을 탐하고 음욕을 좋아해
그 마음 사납기 이리떼 같구나
지옥 가기 화살 같으리니
그 긴 고통 어이 견디리
자기 허물 볼줄 모르는 것이
우리 속 돼지 같고
자기 빚 갚을 줄 모르고
맷돌 가는 소를 웃고 있구나.
한 평생 도를 스스로 즐기노니
안개 칡넝쿨은 바위골 에워싸고
세속 정 얽매이지 않아 걸림이 없고
언제나 흰구름 짝이 되어 한가하네
길은 있어도 세상과 통하지 않고
마음 없는데 무엇을 반연하리
고요한 밤 홀로 앉으면
둥근 달은 한산에 떠오르네.
한산에 깃들어 숨어 사는 곳
세상 사람 자취 끊어졌다
때로는 숲 속에 새들과 만나
서로 더불어 노래 부르네
부드러운 풀은 시냇가에 늘어 있고
노송과 임목은 골을 베고 누워 있다
한가롭고 일없는 객은
바위 한 쪽에 누워 있네.
한스럽다 뜬 세상 사람들
길고 긴 그 행로 언제 끝날꼬
아침마다 한가할 때 없고
해가 오가니 어느 새 늙네
모든 사람은 의식을 위해
마음에 온갖 번뇌 일으키니
어지러이 삼계에 휘몰려 다니며
삼악도 괴로움 몇 번이더냐.
산중에 깨끗함 스스로 원해
아무 것도 없이 혼자 지나네
그날 그날 쇠약한 몸 다스리고
생각은 한가해 번거로움 없다
때로는 낡은 불경 뒤적이고
가끔 물가에 나아가 앉아 있나니
어느새 올랐던가 차가운 달빛
몸은 외로이 날으는 학과 같구나.
고귀하여라, 이 한산이여!
일곱 보배인들 여기에 비교되랴
소나무 가지에 달이 걸려 있는데
구름은 저 멀리 조각조각 일어나네
첩첩이 쌓인 산은 몇 굽이던가
산굽이 돌 적마다 흰 구름 있네
골짜기 물은 맑고 깨끗해
시원하고 고요하기 한이 없어라.
구름도 맑아라 물소리도 맑아라
그 속에 한가한 사람이 있다
낮에는 푸른 산을 거닐고
밤에는 바위 아래 돌아와 자네
봄 가을 바뀌어도 상관치 않고
홀로 고요히 번거로움 떠났네
아아 시원해라 이곳
그윽하고 깨끗함은 가을 호수 같구나.
첩첩이 높은 산은 구름속에 푸른데
험한 길 숲은 길어 사람 자취 없어졌다
멀리 바라보면 외로운 달은 밝은데
지저귀는 새소리 귓가에 들린다
늙은이 혼자 푸른 산에 깃들어
좁은 방에 한거하여 흰 머리에 맡겨 두네
지나온 길 돌아보면 예나 지금이나
무심하기 동으로 흐르는 물과 같네.
내 오늘 바위 앞에 나와 앉으니
한참만에 연기 구름 걷히네
한 가락 맑은 물 소리가 차고
여기는 깊은 골 우거진 숲 속
아침에는 흰구름 고요한 그림자
밤에는 밝은 달이 비춰 주는 곳
내 몸에 한 점 티끌 없거니
마음 속 무슨 걱정 있으랴.
세상에 어떤 일이 제일 슬플까
그것은 아마도 삼악도 업 짓는 것
흰구름 바위 아래 홀로 있는 객
한 벌 입는 누더기가 이 한평생 것
가을 되면 낙엽 지고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은 피어라
삼계의 할 일 없어 한가롭나니
밝은 달 맑은 바람 여기가 내 집일러라.
탐욕이 많은 사람 재물 모으는 것
올빼미 그 새끼 사랑함과 같다
새끼 자라서 그 어미 먹는 것처럼
재물이 많으면 내 몸 망하나니
재물이 없으면 걱정이 없고
재물 모으면 화가 되나니
진실로 재물도 화도 없다면
저 푸른 구름 속에 닐개를 펴리.
나고 죽는 무상한 몸 가지고
서로 자랑하는 것 가소로워라
모양은 비록 깨끗한 듯 해도
마음엔 독이 있어 사납나니
거기에 다시 남의 생명을 죽여
꿀처럼 맛있다 하나니
너희는 그 없으로 악도에 가도
억울한 굴 속이라 말할수 없다.
부처님 삼계 중생 슬퍼하심은
남녀 사랑 그것 때문
어둠의 구렁에 빠질까 걱정해
위의를 보이시고 교화하셨네
위없는 진리를 깨닫게 하고
함께 열반성에 이르게 했네
너희들에게 내 한말 하노니
지혜로운 마음으로 힘써 닦으라
출가한 것은 맑고 깨끗함이다.
맑고 고요함은 고귀한것
어찌 티끌 세상을 떠난 사람이
다시 티끌 속을 생각할 건가
한 번 마음이 명리에 어두워지면
한 평생 명리 구해 허덕이거니
어찌 허망한 명리로
헛되게 한 평생 보낼 건가
가엾다 출가자들이여,
아직도 그대들은 한가할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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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4
如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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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여여하게 이내 몸과 마음을 흘러가는 구름에 맡기면 될 것을
잠시 나타난 구름의 모먕에 집착하여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길이 묵묵하여 말이 없다면
뒷사람 무엇으로 진리를 펴라
숲 속에 숨어 살기만 하면
올바른 지혜를 어떻게 가르치랴
몸을 괴롭히는 것 도가 아니다
바람 서리에 병이 생기나니
흙소리 아무리 돌밭을 갈아도
마침내 곡식을 얻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저리도 슬피 우는가
흘리는 눈물은 염주알 같구나
아마 누구와 이별한 것일까
아니면 누가 죽은 것인가.
모든 것이 빈궁한 탓이라 하네
인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 높고 낮은 묘지를 보라
육도는 그 눈물을 간섭치 않는다.
오늘도 날이 참 맑습니다.
하늘에 뜬 조각 구름도 없이.....
(한산시 중에서)
그리고 바람님, 제가 가져온 한산시의 한 대목처럼
바람님께서 느끼신 것을 불쌍한 중생에게 보시하여 주소서.
아래글은 읽어 볼 만해서^^
--------------------------
시장경제 시대 한산시 읽기
달밤에 삿갓 쓴다는 말이 있다. 삿갓은 비가 올 때 썼던 옛날 우리들의 우비였다. 비가 오지 않은데 삿갓을 쓸 이유가 없다. 말하자면 정신이 돌았거나 아니면 달빛에 삿갓을 쓸만한 이유가 있었던 사람이었으리라. 가령 김삿갓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김삿갓 시집을 읽어보면 어디에도 그가 달빛에 삿갓을 썻다는 내용의 시는 없다. 그가 달밤에 삿갓을 썼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러나 김삿갓은 결코 미친 사람이 아니였음을 우리는 잘 안다.
미친 사람이 아닌데 달빛에 삿갓을 쓴 사람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가령 그리스의 디오게네스를 들 수 있다. 우리가 듣기로 디오게네스는 이상한 철학자였다. 아버지의 스승이었던 디오게네스를 방문한 알렉산더 대왕은 그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가령 박정희 대통령이 스승의 아들인 김우중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디오게네스는 자기를 돕고 싶으면 햇볕을 가로막지 말아 달라고 했다. 다른 욕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가 무소유의 사상을 몸으로 말한 위대한 철학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요즘 우리 가까이 보고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우리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시장경제는 무한경쟁을 말하고 무한경쟁은 사람들을 이기적이고 야박하게 만든다. 우리 속담 속에 있는 이웃 사촌이라는 말은 헛소리가 되어버렸다. 민주주의도 그렇다. 세계화니 신 자유주의니 하는 사고를 대통령까지 나서서 주장하는 이 시대에 민주주의보다 돈이 더욱 소중하다는 자본주의적 원리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고 민주주의고 사실은 자본주의 제도라는 어항 안에 있는 금붕어의 주장에 불과하다.
이런 무한경쟁의 자본주의적인 사상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寒山詩를 읽는다는 것은 분명 달밤에 삿갓 쓴 사람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김삿갓을 연상하거나 그리스의 디오게네스를 연상하는 사고인 것이다. 어떤 사상보다도 도덕의 극치를 몸으로 실천한 김삿갓이나 무소유의 극치를 몸으로 남긴 디오게네스를 우리가 아직도 믿는 것은 그들이 도덕과 무소유를 통하여 인류의 영원한 보편적 가치를 우리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시는 본질적으로 욕심을 내도록 주장한 것은 아니다. 욕심 많은 공자까지도 사무사를 가르쳤고 위대한 시인들은 사랑이나 자연이나 죽음에 임하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가르쳤고 가난한 사람이 높고 맑고 아름답다는 위대한 정서를 읊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주변에 시나 시인은 얼마나 경쟁적으로 명예욕을 자극받고 있으며 물불을 가리지 않은 소유욕을 자극받고 있는 것인가. 많은 시 잡지들 시집들 인터넷에 올린 작품들 시를 위한 많은 이벤트들 할 것 없이 그 경쟁은 마치 바다 한철 멸치 떼같기도 하고 펄벅의 소설 대지에 나오는 메뚜기 떼 같기도 하다.
寒山은 중국의 당나라 때에 산 것으로 추정되는 시인이었다. 후스(胡適)나 천우이치엔 (陳慧劍) 과같은 많은 학자들이 그가 살다 간 연대를 추정하고 있지만 정설이 없다. 그의 생애에 대한 정설의 없음이 역설적으로 寒山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시와 사상은 시간을 초월하여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름을 욕심내지 않았으며 그는 심지어 시의 제목까지도 다만 무제라고 하였을 뿐이다.
한산의 시는 생활의 언어를 통하여 높은 삶의 이치와 아름다운 자연을 읊은 것이었다. 그의 생활은 작품의 사상과 일치했으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조화로웠고 마치 김삿갓처럼 그의 기괴한 데카당적 생활이 그의 시적 아름다움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었다. 그의 시는 토착어 사용으로 더욱 시의 생명력을 높였다. 그의 시는 무리가 없는 하늘의 섭리를 따랐으며 한편 야성적이어서 생명력이 높았고 개성이 뚜렷했으며 난해하지 않고 미학적이었고 부처의 무소유로 일관하였다. 그래서 오늘까지 한국 불교 스님들에게 한산시의 영향은 뿌리깊은 것이다.
그러나 寒山이 위대한 것은 그의 시 때문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달밤에 사갓 쓴 기괴하고 야성적이고 반사회적인 개성과 데카당적이고 보에미안의 무정부적인 사상으로 사회제도나 소유의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트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가 만일 시가 아니었다면 후세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시인으로서의 그의 의미가 있다. 그는 시를 통하여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그는 후세에 살아 남았다.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그는 플라톤이 추방한 절대 자유의 시인이었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 시인까지도 시장경제 또는 민주주의의 노예가 되고 있다. 시인을 지배하는 무한경쟁이 인간을 얼마나 삭막하고 때로 사악하게 만들고 있는가. 나는 반드시 이 시대에 시인이어야 바르게 산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나는 오히려 시를 쓰지 않고 더 훌륭한 시인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요즘 寒山詩를 읽으면서 이 시대에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 보고 있는 것이다.
[2001. 3. 1.]
출처
http://chonnam.chonnam.ac.kr/%7Edsbom/01030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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