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게나 벗님네들...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아침이 오면,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화투판 끝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뿐이지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자 한잔 들게나되는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되는 게 좆도 없다고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슬퍼지는 날에는어른들아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가자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여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퀴 산나초가 어때서 별똥 떨어진 그 자리에만 피는가를 어른들아 어리석은 어른들아사는 일이 참말로 엄청 힘들거든 작고도 단순하게 경영할 줄도 알아야지 작아서 아이같은 고향마을로 가서 밤마다 떨어지는 별똥이나 생각다가엄마 누나 무릎 베고 멍석자리 잠이 들면수모도 치욕도 패배도 좌절도 횃불꼬리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찬란한 별똥별이 되어주지 않을거나
이외수님의 "신승근의 연작시집"중에서음악/김영동의 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