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주는 인생의 의미0

글수정
03-08-07 바람 644

고난이 주는 인생의 의미


/이시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과거 가난했던 시절에 흔히 주고받던 격언입니다. 이 말이 가지는 의미는, 인생의 쓴맛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살이의 깊이를 알 수 없다는 뜻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옛부터 우리 인생살이를 두고 고해의 바다를 떠도는 일엽편주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 부모의 그늘을 지나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 나서보면 그야말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현실만이 펼쳐져 있습니다.

누구는 처음부터 좋은 환경에서, 누구는 열악한 환경에서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 즉 눈물 젖은 빵을 씹으면서 성공한 사람은 좋은 환경 좋은 조건을 타고난 덕분에 성공한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간혹 가난에 천추의 한이 맺혀, 남이야 어찌 되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린 끝에 부자가 되었거나 권력을 거머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그 같은 사람은 눈물 젖은 빵의 내적 가치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모름지기 고난은 인간에게 삶에 대한 내적 성찰을 가져다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참된 성찰을 이룬 사람들이라면 이웃과 더불어 공존해야 된다는 올곧은 철학을 갖게 됩니다. 요즘 과보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 교훈을 가르치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또한 인생은 새옹지마라, 환경과 조건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인생살이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억만 금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해도 어느 순간 곤두박질 파산하여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예쁜 부인에다 세상 권력을 쥐고 흔들던 사람일지라도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기치 않은 사고나 질병 등이 찾아와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환란을 겪을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보편적인 삶입니다. 지금 좀 성공했다고, 건강하다고, 행복하다고, 자고(自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강인한 의지와 노력만으로 얼마든지 세상을 헤쳐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처럼 교만하고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인간은 당장 한 시간 뒤에 벌어질 자신의 운명조차 알 수 없는 무지에 가려져 있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영겁에 걸친 자신의 업장, 즉 업력(業力)에 따라 정해진 운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육신적인 일을 해야 성공할 사람이 정신적인 일에만 매달린다면 그 사람은 일평생 실패만을 거듭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른 살에 결혼해야 할 여자가 너도나도 남들이 다 한다고 스물 다섯 살에 대충 상대를 골라 결혼했다가는 서른 살에 아이 둘 데리고 과부가 되는 불행한 팔자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는 성공하기 위해 땀흘려 노력하고, 또 어떤 이는 실패하기 위해 땀흘려 노력한다는 말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고난이 오는 걸까요? 그 이유는 대부분 둘 중의 한 가지입니다. 첫째는 자신이 지은 과거 생의 악업장(惡業藏)이 멸하느라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하늘이 자신에게 내린 역할, 즉 이번 생에 감당해야 할 일을 거슬러 살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전자의 고난은 발화된 업 에너지가 멸하는 동안 다가오는 고통들을 몸과 마음으로 겪으면 저절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두 번째 유형의 고난은 삶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일생을 고난 속에 살게 됩니다. 필자가 살펴보건대, 성직자 또는 구도자들의 삶 속에서 이 같은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난을 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고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어느 경우이든 방법은 딱 한가지입니다. 다분히 교과서적인 말씀입니다만 그것은 진리에 눈을 뜨는 일입니다. 진리에 대한 성인들의 말씀이나 올바른 종교적 가르침들은 인생의 본질에 대해서 밝은 눈을 뜨기에 아주 훌륭한 지혜들로 가득합니다. 발심, 즉 진리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에 지니게 되면 명명백백하게 삶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말할 수 없는 고난이 다가올지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어떠한 고난일지라도, 그것이 심지어 죽음일지라도 과거 자신이 지은 빚, 즉 업장을 벗어나는 일이기에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 업을 벗음으로써 이후 세상 복락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지복이 보장되니 어찌 감사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고난으로 인하여 기뻐하라.'라고 성경에서 말한 것입니다.

지금 말할 수 없는 고난 중에 계십니까? 하는 일마다 꼬이고 망가지고 괴롭습니까? 사력을 다해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하지만, 마치 누군가 방해라도 하는 것처럼 더욱 큰 고난 속을 헤매지는 않으십니까? 회광반조(回光返照)라. 그럴 때는 마음을 돌이켜야 합니다. 고난과 정면으로 맞서지 마십시오. 그럴수록 고난은 더욱 기승을 부릴 뿐입니다. 고난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것 역시 마음이란 놈의 집착입니다.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고난을 기꺼이 껴안으십시오. 그러면 괴롭던 마음이 소망으로 바뀌게 됩니다. 마음에 소망이 싹트면 기다림의 인내를 배우게 됩니다. 바로 이 때가 내적으로 깊은 성찰이 이루어지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잘 이용한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진리에 가까이 다가서는 삶을 살게 됩니다.

혹시 지금 승승장구 만사 형통하여 행복하십니까? 만사가 형통하고 있을 때야말로 더욱 경계해야 합니다. 그 어떤 경전이든 세상일이 형통할 때를 경계하라는 경구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잘 나가는 것에도 붙잡히지 마십시오. 이 역시 회광반조의 때라, 잘 나가는 것에 가려서 기아(饑餓) 지경에 놓인 그대 안의 영혼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그대의 행복을 이웃에게 나누어주십시오. 하늘에 상급을 쌓는 일입니다. 남을 도와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은 상급이 차곡차곡 하늘에 저축될 뿐아니라 현생에서도 7배 혹은 7십배의 축복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불교 기독교 공히 이 우주 법칙을 말하고 있습니다. 육신의 감각을 충족시키는 만족감은 오히려 저주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기보다 어렵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공연한 협박이 아닙니다. 세상 기운의 원리가 그렇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아줌마 도박판에, 주부 접대부다, 미성년자 원조 교제다 뭐다 해서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기절초풍할 요지경 풍속은, 모두가 영혼의 삶을 알지 못하는 육신의 갈증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세상의 물질과 쾌락은 바닷물과 같아서 아무리 넘치게 향유해도 마음은 늘 알 수 없는 목마름으로 갈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어두운 생각과 마음의 파장들은 세상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갑니다. 이 강력한 어둠의 바다에 빠지면 스스로는 결코 헤어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또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세상 부귀에 붙잡힌 사람들은, 설사 죽은 조상이 살아와서 가난한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권해도 들을 귀와 눈이 없다 했습니다. 그래서 종내는 그 어둠의 세력에 끌려 영원히 음부에 떨어지고 마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무지 중생들의 삶이며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인들인 것입니다.

지금 고난 중에 계십니까? 진리를 구하십시오. 혹시 지금 승승장구 잘 나가고 있습니까? 진리를 구하십시오. 그리하면 그 모든 것 위에 영원히 변치 않는 영생 복락의 축복이 더하게 됩니다. 그와 같은 사람에게는 고난이 오든 행복이 오든, 사나 죽으나 늘 충만한 감사만이 넘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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