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무문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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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29 바람 772


大道無門 (無-碍子心)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여기에 문 없이 큰 도가 있으니 이름하여 무애자심(無碍子心)이라 한다.

무애자심은 무엇이던고 ?

문이 없는데 들어가고 길이 없는데 가는 고로 대도(大道)라.



문이 없는데 들어간다 함은 무엇을 뜻 함이뇨?

동쪽도 서쪽도 없으며, 남과 북이 없고,

안과 밖도 없고, 앞도 뒤도 없고, 높은 것도 낮은 것도,

둥긂도 모남도 없고, 길고 짧음이나, 크고 작음도 없음을 말함이라.



길이 없는데 간다 함은 또 무슨 말이냐 ?

막힘도 통함도 없고, 밝음도 어둠도 없으며, 거룩함도 평범함도,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없으며 늙고 젊음의 구별 또한 없다.



너와 나의 경계가 없을뿐더러 선과 악의 나눔이나 진짜다 가짜다,

옮다 그르다의 시비도 있을 수 없음이니 이를 일러 길 없는 길을 간다 함이라.



문 없는 문을 들어서고, 길 없는 길을 감은 걸림이 없는 마음이 그 열쇠인데,

걸림이 없는 마음이란 또 무엇을 말함이냐 ?

물질에도 구애받지 않고, 정신에도 구애받지 않으니,

두 마음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를 뜻함이다.



물질의 본질을 알고 보면 물질이 아니요(色則是色),

정신도 그 본질을 캐보면 형체가 없는 것이 아닐진대(空則是空),

공연히 인간들이 천만 가지 경계를 짓고 부질없는 이름을 붙여

이것이 옳다 저것이 그르다 시비를 하지만,

티끌만큼도 치우침이 없는 것이 걸림 없는 마음이라.



그건 마치 산 그림자가 물에 비치되 산이 물에 젖지 않고,

구름이 산허리를 어루만지며 지나되

높은 산허리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 함이리라.



중생들은 형체도 없는 마음을 있다 하고,

천만 가지 이름 지어 이것이 도(道)다, 저것이 법(法)이다 떠들어대지만,

그것은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요,

만 권 서책을 읽어 이루어지는 일은 더 더욱 아닐래라.

그것은 오직 스스로 경험하고 깨달아야 가능할 것인즉......



자신이 깨닫고 경험한 것이 옳은지 그른지 비추어 볼 거울은 또 무엇이냐 ?

걸림이 없는 마음이란 원래 깨끗하고 맑아 흔들림이 없음이니

만약 헛되고 쓸데없는 생각이 발동하면 하는 일마다 짜증이요.

가는 곳마다 지옥일 따름.

헛되고 부질없는 마음의 경계는 어떻게 허물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욕망의 도깨비는

어느 방망이를 휘둘러 쫓아내어 평안함을 구할 것인가 ?



중생들이여,

거듭 말하지만 그 열쇠는 그대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니

쓸데없는 책속에 빠져 허송 세월 할 생각 말고 ,

죽고 없는 옛사람의 그림자 좇아 절하고 복 비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라.



천만 파도가 움직여 가지만 바닷물의 근본에 변함이 있더냐 ?

물은 변함이 없되 바람 따라 파도가 일 듯

어리석은 마음이 동하면 괴로움의 파도가 일고,

청정하면 봄 바다가 되는 것이니.



그러나 형제여.

알고 보면 깨달음도 깨달음이 아니요.

미망도 원래 미망이 아니라

그 깨달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법에는 본래 차별이 없음이니라.



깨달음이니 어리석음이니 하는 것은 오직 스스로 마음의 장난일 뿐.

천지 자연의 이치에는 상도 벌도 없는 것이니라.

다만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자는 진실로 깨달았다 할 것이요.

감정에 이끌리고 자제하지 못하면

천만 가지 지식이 머릿 속에 있다 해도 어리석다 할 것이니

인연에 얽매이면 범부일 것이요.

인연도 초월하면 성인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 ! 그러나 형제여.

꽃은 분명 아름답건만 필설로 그 아름다움을 다 그려낼 수 없고,

솔거의 솜씨로도 그 향기를 옮겨오지 못함이니,

어찌 말이나 어설픈 글로 큰 도를 설명할 수 있으리요만,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환희도 갈등도 열반 적정도 법에 있는 것이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선지식이 남긴 경전 속에 있는 것도 아님이니,

살아 지옥을 원망말고 죽어 극락을 바라지 마라.



극락도 지옥도, 행복도 불행도, 무지도 성급함도

오로지 그대의 마음속에 있는 것인즉,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달랠 수도 없고

때릴 수도 없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고 물으면

나 역시 우매하지만 이렇게 답을 하겠노라.



쓸데없는 서책 던져 버리고 산에 올라 눈 들어 하늘을 보고,

고개 숙여 흘러가는 물을 보라.

물이 그물에 걸리던가 ? 지나는 바람이 그물에 걸리던가?


[유정 대사의 글로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 문정 왕후시절의 보우 국사와의 선 문답으로 알려져 있다. 애석하게도 html-edit에서 표현할 수 없는 한자가 있어 첨삭합니다. 글 가운데 여기저기 걸 괘(총11획)字가 자주 빠져있으니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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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원문설]



於此有大道하니 名曰無 碍心이라 何謂之大道也오

無門而入하고 無道而行故로 云 大道라 無門而入故로 無東無西無南無北無內無外無前無後無高無下無方無圓無長無短無大無小無始無終이며



無道而行故는 無塞無通無明無暗無聖無凡無南無女無少無老無入無我無善無惡無眞無假無是無非無正無邪하니 是以로 無門而入하고 無道而行이라 是無 碍心이여 名爲大道라



何謂之大道也오 色不碍空이며 空不碍色하니 心境不二이니 是名無 碍라 故로 心無 碍라 是無 碍心은 是淸淨心이요 是淸淨心은 是不動心이요 是不動心은 是本心이요 是本心은 是名眞心也라 妄心이 處處에 有碍면 不得自在하고 眞心이 處處에 無碍면 得成하니라 不得自在則事社皆苦요 得成自在則心心皆如라



境生則生하고 境滅則滅은 是妄心也오 不因境生하고 不因境滅은 是眞心也라 生滅心은 是妄이요 無生滅心은 是眞이나 然이나 於一法中에 有眞有妄하니라



離妄而無有眞하고 離眞而無有妄이라 是以로 波不雉水하고 水不雉波하니 波則是水하고 水則是波라 法卽一也로다

迷悟가 有差하나 迷則眞 色則是色이요 色本無色이며 空則是空이요 空本無空이며 非色이 爲色이며 非空이 爲空이니 千境萬心이라 逆順圍統하니 一毫無碍로다.



如 雲無得水요 山不碍雲이라 雲興山之互相이 無碍者는 雲山非實이니 是無心故로 虛空性이라 故로 心者는 何也오 非心이 爲心이요 本非心故로 本亦無本이며 亦無心非心이니 千呼萬名이며 摠非實心이라



何以故오 心本無名이요 心本無相이나 廓然虛通이되 亦無虛通相이라 淸淨本然이되 亦無淸淨이라

名言語不着이며 不立文字며 以思不得하며 以論不及하며 學而不知며 有心不求며 無心不了라 唯有自證自悟나 亦無證이요 悟亦無悟로다



如涅槃도 是爲妄也오 悟則生死煩惱도 總是眞也라 旣云眞妄不二라 何以故요 有迷悟之差는 法無迷悟며 人有迷悟라 法無得失이되 人有得失이라 迷者는 人自迷之하고 悟者도 人自悟之며 得者도 人自得之요 失者도 人自得失이니 法無罪過라 知心者悟하고 滯心者迷하고 解言者悟하고 滯言者迷하고 轉文者悟하고 惰文者迷하고 超緣者悟하고 隨綠緣者迷하니 迷悟는 只在於人이며 不在於法이니 是以로 法是一也라



悟則天地無碍하고 迷則事事顚倒하며 天地無碍則處處極樂이요 事事顚倒則處處地獄이라 超越千境萬心이면 是無 碍니 無 碍子心이 是謂大道無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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