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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스라엘. 한국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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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8 바람 1,292

인도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인도의 시장에서는 세가지 가격이 있는데, 제일 비싼 건 '자빠니 프라이스'라고
일본 관광객을 위한 가격으로 돈많은 일본애들에게는 있는 만큼 뽑아먹어야 한단다.
그 다음이 '힌디 프라이스'라고 현지 인도인의 가격이고, 마지막을 가장 싼 건
'이스라엘리 프라이스'라고 이스라엘애들의 가격이란다. 이스라엘애들이 어찌나
짠지 구라잘치는 인도애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나...

이렇듯 배낭족들 사이에서 자주 이야기거리가 되는 (그리고 욕을 잘 먹는) 종족
중에 대표적종족이 일본사람과 이스라엘사람이 아닐까 한다. 두 나라의 문화가 원래
개성이 강해서 튀는 행동들을 하지만 자주 욕을 먹는 이유는 정말...극과 극이다.

인도를 여행하는 이스라엘인은 정말 많다.

원래 이슬람계와 사이가 안좋은 이스라엘은 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 자체가 별로
많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중에 싸고 만만한 데가 인도말고는 별로 없어서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인도에서는 이 이스라엘 배낭족이 '요주의'인물이다.
어떤 호텔은 아예 이스라엘인을 받지 않는 곧도 있다. (말을 들어보니 꼭 인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스라엘 배낭족은 요주의인물이란다..)

왜 이리 욕을 먹을까..

사실 이스라엘애가 혼자만 떨어져있으면 별로 해될께 없단다. 혼자만 있으면
그저 얌전하고 여느 다른 배낭족과 다름이 없다는데...

문제는 '떼'가 되었을 때. '떼거지'가 된 이스라엘놈덜은 정말 속수무책이다.
원래 '선민의식'이 있는 얘네들은 모이기만 하면 주위에 누가 있던 개무시하고
깔보며 거만하게 굴며 밤늦게까지 떠들고 놀아서 특히 호텔주인이 싫어한다.
그렇게 모여있는 이스라엘 애들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뭐라고 말이라도
하면 열라 욕 되받아먹고 얻어맞기 쉽상이다.

거기에 '이스라엘리 프라이스'가 제일 싸듯이 얘네는 정말 거칠고 험하게 여행을
다닌다. 특히 군대갔다가 바로 온 애들은... 걔네는 머리도 좋아 흥정을 잘하기도
하고 싸움박질도 잘해 함부러 속이지도 못한다.

일본사람은 해외여행을 잘 다닌다.

정말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세계를 여행다니는 동양계중에 2/3이
일본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일본 배낭족이 또 세계 곳곳에 주는
인상역시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일본사람이 욕먹는 가장 큰 이유는 '돈'. 걔네는 정말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 같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말로 사정을 하거나 적당히 협박이나 공갈을
치는 법을 전혀 모르는지 적당히 돈을 주고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일본여행자는
어딜가나 '봉'이다.

이렇게 돈만 잘 갖다 준다면 그저 '봉'대접만 받을 뿐 욕은 안먹지... 얘네가 욕
먹는 또다른 이유는 '버릇이없다'는 거다. 특히 배낭족. 원래 일본사회가 너무
숨막히는 동네라 그런지 해외로 '탈출'한 젊은 애들은 어딘가 나사가 풀려버리는 것
같다. 인도에 있던 일본애의 90%는 하시시-마리화나를 한다. (남녀안가리고)
너무 지멋대로 굴어 싸움도 많이 낸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애들처럼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잘 싸우는 것도 아니라 막무가내로 주먹부터 휘두른다.)

돈은 많겠다. 조금 삐딱하고 버릇없겠다. 게다가 거기에 완성한 호기심까지.
정말 사고나기 딱 좋은 애들이다.
실제로 내가 인도에 가기 바로 전에 일본애 한명이, 두달 인도에 있는 동안에도
두명의 일본인이 인도에서 죽었다는, 사고가 하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래도 인도가 '위험한 곳'이라는 인상을 주는 이유가 이렇게 일본 배낭족들이
자주 봉변당하는 소식을 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인도가 실제로 그렇게 위험하고 한국인도 많이 당하느냐...
절.대. 아닙니다요...

이렇게 일본애와 이스라엘애의 인상이 극과 극인데 그럼 한국인의 인상은 인도에서
어떤 인상일까요?

처음 우리나라가 해외여행의 자유가 풀렸을 즈음에는 인도에 오는 사람들이 거의
돈많고 나이 많이 드신 '성지순례'를 하러 오신 불자들이시라 멋도 모르고 여기저기
돈을 뿌리시는 꼴이 꼭 일본사람 '아류'쯤이었습니다. 물론 꼬리안 프라이스는
자빠니 프라이서와 거의 동격이였죠.

그러나 그런 상황을 그대로 둘 한민족이 아닙니다.
90년대 중반이후 배낭족이 많아지고 인도여행의 붐이 일면서 '단순,과격,무식'
삼박자를 갖춘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상륙하여 그네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다니니 '꼬리안 프라이스'는 '자빠니 프라이스'에서 '이스라엘리 프라이스'로
급격히 수직상승... 아니 수작하락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이 많이 가는 곳에서는 한국배낭족의 이미지가 물건값 잘 깎고, 잘 못
건드리면 화잘내고 싸움박질 잘하는 종족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아, 왠지 가슴이 뿌듯...)

아까 일본애들이 많이 봉변을 당한다고 했죠? 그래서 한국인은 어떠냐...
일본애들은 거의 두세달에 한 건씩 봉변당한 소식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인도여행이 자유화된 이래 한국인이 봉변을 당한 건수는 두건.
단 두건이라고 합니다. (95년에 한번, 98년초에 한번)

도대체 그 원인은? 아무래도 '체질'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일본애들은 누가 'hey come on~' 하면 '하잇~' 하고 쓕~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애들은 '뭐야 이시끼 올려면 니가와 임마~'이러기 일수이지요.
(아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