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휘기자][정부-은행권 자금수혈 위해 유로존 이탈 가능성]

유로존 양대 리더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확언에도 불구, 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부도)를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과연,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터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의 디폴트 여부를 기준으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그리스 디폴트 선언시 전개 시나리오 ⓒ자료= 파이낸셜타임스

◆ 유로존 구제금융 집행하면 디폴트 모면 = 우선 플랜A, 즉 바람직한 경우는 유로존이 그리스에 추가지원을 단행하는 것이다.

그리스는 유로존 국가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이 작전에 참여하는 민간영역은 그리스로부터 받아야 할 채무를 상각, 그리스의 부담을 덜어준다. 2013년까지 영구적인 유럽안정기금(EFSF) 자금난에 빠진 회원국에 신속한 지원을 통해 위기 확산을 막는다.

이 경우 그리스는 유로존에 잔류하게 되며 위기를 넘긴 유로존은 더 유연한 통화동맹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란 늘 불확실성을 안고 있으므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플랜B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 디폴트→경제회생 위해 유로존 이탈 = 이 경우 그리스 정부는 당장 급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공공부문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다. 일부 사회보장 장치도 중단되고 경제는 더욱 어려움에 빠진다.

그리스 채권 가치가 폭락하면서 이를 보유한 국내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는다. 이 같은 은행 시스템 붕괴와 공공부문의 충격은 상호 영향을 주면서 경제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다. 성난 국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온다.

여기서 그리스와 유로존은 기로에 선다. 그리스 경제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자면 정부와 은행권은 최소한의 운영자금이라도 긴급수혈해야 한다. 신규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유로존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지만 디폴트 상태에서 새로운 대부자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그리스의 자국 통화 부활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리스가 결단을 내리면 중앙은행의 발권력이 복원되고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이탈한다.

한편 그리스의 디폴트는 국내문제에 그치지 않고 주변국으로 확산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음 희생자가 누구인지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유로존 국가들의 채권 가치는 폭락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위험 국가에 무제한 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리스에서처럼 유로존 은행권은 큰 타격을 입고 금융위기는 각 회원국의 정치 혼란으로 이어진다. 일부 위험국가는 그리스처럼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게 되고 연쇄 이탈이 이어지면서 마침내 유로존은 붕괴한다.

FT는 "이 모든 경우들이 불가피하다고 볼 순 없지만 리스크는 알아둬야 한다"며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유로존은 물론 유럽의 붕괴 리스크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사실앞에 겸손한 정통 뉴스통신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