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따라하기 해볼까>
"우량주에 선별 접근 필요할 때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공포를 매수하고 탐욕을 매도하라"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위기와 경기침체로 공포에 떠는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남들이 두려워할 때가 욕심을 부릴 때"라는 글이 국내 증시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증시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주택시장 침체 악화, 소비심리 최악 등의 악성 지표들로 장 중에 폭락했으나 "지금은 미국 주식을 살 때다. 나는 주식을 사고 있다"라는 버핏의 기고문이 공포감을 누그러뜨리고 낙폭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정부 당국이 주말에 내놓은 고강도 금융정책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버핏 따라하기'를 시도하라며 매수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외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국내 증시는 `어닝쇼크'가 우려되는 국내외 주요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심할 수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의 저평가 상태여서 중장기적으로 저가매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건실한 회사들은 당장 일시적인 주가하락으로 고통받을 수 있지만 현재의 난관을 뚫고 나가 장기적으로 새로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한국판 버핏의 주장이다.

버핏도 신문 기고문에서 증시는 경기가 풀리기 전에 살아나는 만큼 종달새가 오기를 기다리다간 봄이 끝나버린다고 충고했다.

버핏 따라하기에 나선 전문가들은 우선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종목을 매수 대상으로 제안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현대차, 고려아연, 현대모비스, 한섬, 세아제강, 호텔신라, 강원랜드, 외환은행 등을 업황개선 전망이 밝거나 저평가됐고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 매수할만 한 종목이라고 추천했다.

 

한화증권은 낙폭이 크면서 실적이 호전될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대한전선, 두산, 동양제철화학, 대우증권,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 신세계, 웅진코웨이, LG생활건강, 에스원 등을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증시하락으로 낙폭이 크면서 4분기 이익전망이 밝은 한솔LCD, 엔케이, 삼부토건, 웅진씽크빅, KCC 등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경기둔화에도 이익둔화 가능성이 작고 내년 1년간 예상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으로 현대차, LG전자, 코리안리, GⅡR, 현대상선, 삼성화재, 아모레퍼시픽, 삼성전기, LG생활건강 등을 유망종목으로 제안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가 원ㆍ달러환율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고 주가이익비율(PER) 7.5배로 저평가돼 저가매수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가스터디와 NHN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일정부분 받고 있지만 기업실적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증권사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음을 고려해 경기순환에 민감한 조선, 철강, 정보기술(IT) 업종보다는 경기방어적인 통신, 제약, 음식료 등의 업종이 유망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LG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올해를 저점으로 2010년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급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시장의 반전을 이끌 모멘텀이 부족하고 공포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입어 투자심리 회복과 시장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며 우량주들에 대한 선별적인 시장접근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