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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처형... 재주는 미국이 넘고 재미는 이란이0

07-01-03 원정 1,427

후세인 처형... 재주는 미국이 넘고 재미는 이란이









[오마이뉴스 이상직 기자]

바그다드 현지 시간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새벽 6시경,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이 마침내 그리고 졸지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영국·호주 정도를 제외하면 사담 후세인 처형에 대해서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랍 내에서도 이해 관계에 따라 형벌의 조기 집행을 둘러싸고 이견이 엇갈린다.

중동내 대표적 친미 성향의 사우디와 이집트가 예외적으로 발빠르게 이라크 정부의 형 집행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 동안 지역내 패권을 두고 미국과 앙숙 관계를 유지해온 이란은 후세인 처형에 대해 모처럼 미국과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후세인 역시 처형의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이란을 침략자로 지목하였음은 예의 주목해볼 대목이다.

사담의 처형으로 향후 중동내 정치 판도에 대한 향방을 점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란이 미국과 같은 목소리 낸 이유는

아무래도 이슈는 이번 처형으로 누가 가장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인가 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모아진다.

이라크 국내로 한번 시선을 돌려보자. 알 말리키 현 수상의 시아파는 사담의 처형으로 한 시름 던 셈이다. 후세인을 처형시킴으로 인해 다시 자랄 지 모를 수니파의 근본을 정리했다는 안도의 표정이 역력하다.

시아파가 이라크 권력 투쟁에서 유리한 위치가 확보되었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면,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는 아무래도 과거 사담 후세인이 자신들에게 자행한 만행에 대한 해방의 기쁨 때문에 처형을 반기는 분위기다.

쿠웨이트를 포함한 아랍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사정은 어떠할까.

사담과 전쟁을 벌인 두 나라, 이란과 쿠웨이트는 후세인 처형을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이스라엘의 점령에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은 후세인 처형에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유일하게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사람이 사담 후세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수니파의 종주국 격인 사우디와 이집트는 후세인 처형을 에둘러 비난했다. 성지 순례기간(하지) 닷새 기간 가운데 희생의 축제 첫날이 시작되는 날 하필 양과 낙타의 목을 자르듯 사담을 희생시켰냐는 것이다. 죄는 밉지만 처형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이라는 '큰 형님'을 모셔야 하니 이렇게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나 보다.

리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아랍 국가들이 후세인 처형에 대해 국가가 나서 특별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담의 처형은 성지순례의 한 대목인 '희생의 축제'에 묻혀 변질되거나 퇴색되고 있는 것이 솔직한 정서이다.

이란을 돕기 위한 미국의 눈부신 활약

대부분의 이슬람 학자들과 아랍과 워싱턴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향후 이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라고 경고한다.

후세인 퇴장으로 인한 반사 이익의 최대 수혜자가 이란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란을 그 지목의 당사자인 미국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꼴이 되어버렸다.

사실, 이란의 두 골치거리인 탈레반과 사담이 미국의 힘으로 제거되었으니 이란은 꿩먹고 알먹은 셈이다. 8년 전쟁으로 100만 명의 희생자가 이란 이라크 양측으로부터 발생하였으나 사담은 건재했다.

그런 사담을 미국이 대신 제거해 주었다. 5000억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부으며 전쟁을 벌인 미국이 스스로 나서 사담을 제거하였으니 이란으로서는 미국만큼 고마운 나라가 이 세상에 다시 없다.

'시아파 득세하면 어쩌지?' 사우디는 좌불안석

이라크내 시아파를 한 손아귀에 쥐고 중동내 가장 호전적인 시리아가 현행처럼 이란을 지지해 주는 상황에서 좌불안석인 나라는 당연히 사우디다. 이라크가 시아 무슬림화된다면 아라비아 반도의 시아파 득세는 도미노를 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사우디 왕정의 고민이다.

오랜 상처로 곪아 썩어 문드러진 환부를 시아파들이 공개적으로 건드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고민은 두배 세배로 증폭될 것이 거의 틀림없다. 바그다드에서 죽자 살자 연일 계속되는 자살 폭탄의 핵심에 사우디 출신 수니파들이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음도 다 이런 맥락으로 보아야 한다.

이미 레바논은 시아파가 절대 다수다. 시아파인 헤즈볼라는 이란과 시리아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팔레스타인은 수니파나 하마스 역시 시리아와 이란으로 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이란 출장에서 하니야 수상은 2억 5000만불에 대한 지원 약속을 이미 받아온 적이 있다.

따라서 사우디가 이란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자국내 소수 시아파들의 투쟁의 장으로 바뀌는 것을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레인은 이미 의회내 다수파인 수니에 시아가 육박하는 조짐을 보인지 오래다. 심지어 바레인은 의회내 기독교와 유대교의 소수파도 존재한다. 개방이냐 공멸이냐 중 개방을 택한 경우다.

사우디 북부의 시아파들은 지리적으로 바레인과 가깝다. 바레인은 사우디의 동쪽 관문이다. 금년 개시된 미국과 바레인의 FTA도 바레인의 시아 무슬림 정신을 어김없이 사우디 본토로 가감 없이 수출한 전망이다. 바레인과 사우디는 관세없는 단일 블록이니 정치 시스템 수출도 관세없이 수월하게 이동될 예정이다.

이란의 핵무장 시나리오

게다가 이란은 핵 개발만큼은 추호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동 내 이스라엘을 견제할 유일한 국가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란이 핵무기라도 갖게 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가 없어질 것이다. 한중일 3국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발사된 북한의 핵실험이 그 정도 영향력을 보였다면 아예 시한 폭탄이 바닥에 널려있는 중동에서의 핵실험은 그 폭발력이 수십 수백배에 이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랍 6개국도 평화로운 핵 개발의 필요성을 주창하였고 그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계가 지난해 12월 걸프협력회의(GCC) 정상 회담에서 이미 공개적으로 개시된 바 있다.

얼마전 이란을 방문한 쿠웨이트 고위 관리를 통해 아랍 세계에 대한 핵발전 기술 이전을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도 다 이런 지역내 흐름과 유관하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이스라엘 올메르트 총리는 독일·이탈리아 방문 길에 그 동안 긍정도 부정도 아닌 정책으로 수십년간 일관해오던 이스라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말아 버렸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말소시켜 버리겠다고 까불고 있는데 솔직히 미국이나 구소련과 같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 자기네가 상대가 되기나 한다는 말이요!"하며 되묻는 가운데 핵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로 이스라엘을 겁없이 발설한 꼴이 되어 버렸다.

일국의 수상이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니 이란이 즉각 반격했음은 자명하다. 핵확산 금지 조약에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가입이 선결 조건이라고 미국과 유럽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국제적으로 그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이란에게 후세인의 처형은 분명 반겨야할 일이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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