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외적 돌발 악재 땐 10% 안팎 하락 가능성 유의
-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거의 대부분 급락직후 추세회복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서울증시가 북한의 핵실험 강행소식이 급락세를 보였다. 다만 북핵 문제와 같이 경제외적인 돌발악재로 급락한 증시는 중장기적으론 급락직전의 주가를 회복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은 10일 "지난 70 년대 이후 경제외적인 리스크로 코스피가 단기간에 5% 넘게 급락했던 사례들은 모두 5차례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 단기 급락세가 나타났던 5차례의 평균 하락률은 10.1% 수준이었다. ★아래표 참조

우선 장외악재 돌출 이후 가장 낙폭이 컸던 때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했던 90년 1차 걸프전이었다. 당시 코스피는 단기간에 14.6%나 하락했다. 2002년 12월의 북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직후의 KOSPI 하락률도 12.2%에 달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93년의 실명제 직후 급락세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네차례 급락의 경우는 경기 침체기에 나타났다"며 "펀더멘털이 위축되는 국면에서 장외 악재의 위력이 더욱 힘을 발휘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사후적으로 밝혀졌지만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나, 버마 랑군 테러 사태, 그리고 2003년~2004년 북한의 NPT 탈퇴국면에서는 직접적인 무력 응징 가능성이 진지하게 논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1999년과 2002년에는 실제로 남북 해군 간의 국지적인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경제외적 충격으로 인한 단기 충격은 대략 10% 내외선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를 현재 상황에 적용할 경우 대략 1250선 수준 까지의 하락 가능성은 열어 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외 악재 돌출 이후의 중장기 주가 흐름은 대체로 급락 직전의 주가를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상황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단기쇼크 이후엔 실제 상황의 전개 방향과 펀더멘털을 반영해 주가가 움직여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돌발악재 발생후 3개월(D+180) 이후에도 급락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경우는 1979년 12월(박 대통령 암살)과 2002년 1월(부시 악의 축 발언)이었는데, 이 때는 2 차오일 쇼크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 등으로 글로벌 경기 흐름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지 못했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증시의 경우도 '물리적 충돌'까지 야기됐던 장외 악재가 시장의 중장기 추세에 영향을 준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분석이다. 태평양 전쟁의 시발점이 됐던 진주만 폭격을 제외할 경우, 단기급락한 주가는 늘 빠르게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만일 시장이 단기적인 패닉 이후 진정세를 보인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걸프전 당시 미국에서 부각됐던 종목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음식료주와 석유 관련주, 중기적인 시각에서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군수 관련주, 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틈새시세를 형성했던 자산주들의 움직임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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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한 기자 (yh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