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소식

“1964년 통킹만사건은 美의 조작극”0

05-12-03 원정 1,215
역사는 반복되는가 봅니다.
베트남에서 정보를 조작하여 전쟁을 일으킨 미국, 이라크에서도 정보를 왜곡하여 전쟁을 일으키고...


“1964년 통킹만사건은 美의 조작극”

북베트남이 미군구축함 공격했다고 정보왜곡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미국의 베트남전 확대개입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통킹만사건(북베트남의 미군함정 폭격사건)은 미국가안보국(NSA) 소속 감청요원들의 의도적 정보왜곡에 따른 조작임이 2일(현지시간)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통킹만사건 전후 북베트남 관리들의 통화내역 감청자료를 분석한 로버트 한요크 NSA 역사연구관의 보고서를 인용, “그날 밤(통킹만사건 발발일·1964년 8월4일) 북베트남으로부터 아무런 공격이 없었고, 다만 공격이 발생한 것처럼 하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 있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한요크는 통킹만 사건 전후의 북베트남 통화내역 감청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보고서를 지난 2001년 NSA 내부에 발표했으나 NSA측은 이 논문을 대외비로 분류, 외부공개를 막았다. 그러나 한요크의 보고서내용 일부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정보공개법에 따라 보고서 공개요구가 잇따르자 NSA는 한요크보고서를 통킹만사건 문건 비밀해제 시기에 맞춰 지난달 30일 인터넷에 공개했다.

‘통킹만 사건’은 지난 1964년 8월 2일과 4일 북베트남측이 통킹만에 주둔 중이던 미군 구축함을 2차례에 걸쳐 공격했다고 발표된 사건이며, 이 사건을 계기로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은 북폭 결정을 내리고, 미 의회는 베트남에 대한 전면개입을 승인했다. 이후 미국은 본격적으로 베트남전에 개입, 미군 5만8000여명과 베트남민간인 200만명이 희생됐다.

한요크는 2001년 보고서에서 “통킹만사건에 앞서 NSA관리들이 북베트남 통화비밀 감청내역을 교묘하게 왜곡해 북베트남이 미국의 구축함을 공격했다는 정보를 정책입안자들에게 보고했고, 정책결정자들은 그같은 허위보고에 의거해 통킹만 폭격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한요크는 특히 통킹만 사건에 앞선 8월2일 교전의 희생자 보고와 관련, “두 명의 동료가 희생된 문장을 감청요원들은 두 척의 함정을 잃었다는 식으로 허위보고했다”면서 “감청내역의 90%는 정책결정자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대부분 교묘하게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NSA는 ‘정보부 중의 정보부’로 불릴 만큼 미국에서 가장 비밀에 싸인 최대 정보기구이며 요즘에도 메릴랜드 포트미드의 NSA본부에는 3만명의 컴퓨터전문가 등 감청요원들이 미국안보 보호를 이유로 미국내외의 전화 및 e메일, 팩스 교신내용을 감청하고 있다.

워싱턴=이미숙특파원musel@




기사 게재 일자 2005/12/03